삼성바이오 찾은 이재용 "과감한 도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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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이후 첫 국내 현장경영바이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0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만든 ‘반도체 신화’를 바이오로 이어가겠다며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2011년 인천 송도의 허허벌판 갯벌에서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사업은 11년 만인 2022년 세계 1위(생산량 기준·60만4000L)로 올라섰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삼성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사업전략·기술개발 현황 점검
'제2 반도체'로 육성 의지 밝혀
작년 영업이익 1.1조 최대 실적
내년 5공장 완공해 초격차 확대
삼성 바이오사업의 심장부를 이 회장이 찾았다. 지난 5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관련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처음 찾은 국내 사업장이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임직원들에게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사업 13년 만에 최대치
이 회장은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캠퍼스에서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한창 공사 중인 5공장 현장을 둘러봤다. 이 회장이 송도 바이오로직스 캠퍼스를 찾은 건 2022년 10월 4공장 준공식 이후 1년4개월 만이다.삼성의 미래 먹거리답게 바이오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회사 문을 연 지 10여 년밖에 안 됐는데도, 글로벌 제약사 14곳을 고객 리스트에 올렸다. 그사이 100여 명이던 임직원 수는 4500명으로 불었다. 그 결과 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자회사 바이오에피스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내년 4월부터 생산능력 18만L 규모인 5공장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78만4000L로 2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린다.
○초격차 이어가야
시장의 관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초격차’ 경쟁력을 이어 나갈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생산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등 글로벌 경쟁사를 따돌렸다는 평가지만, 바이오산업은 워낙 시장 상황이 빨리 바뀌는 만큼 방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회장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강조한 이유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를 넘어 신사업으로 초격차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신사업 리스트에는 세계 바이오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도 있다. 올해부터 ADC 사업에 본격 뛰어들기로 했다. 2022년 8조원 규모였던 ADC 시장은 2026년 17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투자도 계속 늘릴 계획이다.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송도에 제2 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2400억원 규모의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작년에는 난치성 뇌 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했다.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