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물갈이 소폭 그친 국민의힘, 영남 쇄신폭이 시험대

與 12명 단수공천, 22곳서 경선

정진석·김학용·성일종 등 공천확정
경선 가는 현역도 인지도 높아 유리
영남 '현역 vs 용산' 구도 형성 관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경기 의정부시 주한미군반환공여지 ‘캠프 레드 클라우드’를 둘러보고 있다. 현장에는 인천 중구·강화·옹진에 단수 공천된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맨 왼쪽)과 의정부갑에 공천이 확정된 전희경 전 대통령실 비서관(맨 오른쪽)이 함께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경기·인천과 충북·충남, 제주 등지의 총 22개 지역구를 경선 지역으로 16일 선정했다. 경선 후보자 명단에는 현역 의원이 대거 포함됐다. 현재까지 현역 중 컷오프(공천 배제)가 된 건 비례대표 의원으로 각각 경기 의정부갑과 용인병에 공천을 신청한 최영희·서정숙 의원 두 명뿐이다. 경선에서는 ‘현역 프리미엄’이 작동하는 만큼 이들 지역에선 물갈이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여당 공천의 쇄신 폭은 결국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공천 결과가 좌우할 것이란 평가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여론조사, 도덕성, 당무감사, 당 및 사회 기여도, 면접 심사 평가를 종합했다”며 22개 지역구의 경선 후보자를 발표했다.서울은 양천갑(구자룡, 정미경, 조수진)을 비롯해 강동갑(윤희석, 전주혜)·동대문갑(김영우, 여명)·성북갑(서종화, 이종철)·성북을(이상규, 이진수)·양천을(오경훈, 함인경)·금천(강성만, 이병철)에서 경선이 치러진다. 경기는 여주·양평(김선교, 이태규)과 의정부을(이형섭, 정광재)·광명갑(권태진, 김기남, 최승재)·광주을(박해광, 조억동, 황명주)에서, 인천은 남동을(고주룡, 신재경)·부평갑(유제홍, 조용균)에서 경선이 붙는다.

또 충북은 청주상당(윤갑근, 정우택)·충주(이동석, 이종배)·제천·단양(엄태영, 최지우)·보은·옥천·영동·괴산(박덕흠, 박세복)·증평·진천·음성(경대수, 이필용)이, 충남은 보령·서천(고명권, 장동혁)·아산을(김길년, 전만권)·홍성·예산(강승규, 홍문표)이 대상 지역이다. 제주는 서귀포(고기철, 이경용)가 경선을 치른다. 선거구 조정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발표에서 제외됐다.

공관위는 전일 시행한 경기·충북·충남·전남 지역 면접 결과 정진석·김학용·성일종·송석준 의원 등 12명의 단수 공천도 이날 확정했다. 현재까지 단수 추천을 받지 못한 의원들은 경선으로 직행하게 됐다. 여당 한 관계자는 “경선 시엔 인지도 있는 현역이 프리미엄을 받아 훨씬 유리하다”며 “쇄신의 폭이 생각보다 작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이날부터 시작된 영남권 면접의 ‘결과물’이 훨씬 중요하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특히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 지역의 ‘물갈이’ 규모가 최대 관심사다. 여당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곳인 만큼 새 인물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당의 쇄신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관위는 앞서 “현역 의원 평가 컷오프 대상인 하위 10%, 경선 득표율 감점 대상인 하위 30%에 영남권 의원이 가장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대거 도전장을 내면서 ‘현역 대 용산’의 구도가 된 지역구가 많다는 점도 지켜볼 포인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TK 지역에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거취도 주목해볼 만하다”며 “(낙선 경험이 많은) 유영하 변호사(대구 달서갑)를 경선에 올리면 중진들에게 지역구 재조정이나 용퇴를 요구할 명분이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