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강국 日 사로 잡았다…판매 1위 'K뷰티' 뭔가 보니 [오형주의 산업탐구]

일본 화장품 시장서
韓 브랜드 ‘라카’ 돌풍

큐텐재팬서 7분기 연속
틴트 판매 1위 차지

작년 립카테고리 분야
매출 1년 새 300% 늘어
라카가 지난달 출시한 '젤링 누드 글로스'/ 라카 제공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인디 브랜드인 ‘라카(Laka)’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립스틱과 틴트 등 립 메이크업 제품을 중심으로 일본 내 ‘K뷰티’ 열풍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라카코스메틱스가 론칭한 라카는 ‘컬러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국내 최초 ‘젠더-뉴트럴(성 중립적) 메이크업’ 브랜드를 표방했다.2020년에는 일본 최대 오픈마켓 플랫폼인 큐텐재팬에 입점하며 일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3년간 라카는 온라인 채널에 매진하며 ‘K 립 메이크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이미지를 공고히 다졌다.

일본 내 X(옛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는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라카의 제품을 자발적으로 소개하는 ‘내돈내산’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라카의 독창적인 제품 비주얼과 온라인 콘텐츠에 주목하는 고객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라카가 일본 오사카 '앳코스메'에 연 팝업스토어 전경/ 라카 제공
라카의 대표 제품인 ‘프루티 글램 틴트’는 큐텐재팬에서 출시 직후인 2022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포인트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서 판매액 1위를 달성했다. 실구매 고객 리뷰 수는 6만4000여건에 달한다. 5점 만점에 4점 이상을 부여한 고객 비율은 96%다.일본 최대 화장품 소셜 리뷰 앱인 립스(LIPS)가 실시한 ‘LIPS 베스트 코스메 어워드 2023’에서는 프루티 글램 틴트가 립틴트 부문 1위와 종합대상 3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라카의 ‘본딩 글로우 립스틱’도 지난해 5월 출시 직후 큐텐재팬에서 2분기 연속 립스틱 판매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인기 상품으로 급부상했다.

라카는 틴트와 립스틱 제품들을 필두로 ‘메가와리(메가할인)’ 행사 때 12일간 립 카테고리에서만 6만8000여개를 판매해 1억4000만엔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포인트 메이크업 분야 전체 판매랭킹 1위다. 행사 기간 라카 상품 페이지 유입 고객은 60만명 이상, 페이지뷰(PV)는 120만회가 넘는다.라카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25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배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 중 해외시장 비중이 70%로 국내(30%)를 압도했다. 해외 매출은 대부분 일본에서 발생했다. 특히 립 카테고리 분야에서는 매출액이 2022년 대비 300% 이상 늘었다.

라카는 온라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작년 4월 일본 3대 버라이어티샵인 로프트(LOFT)와 플라자(PLAZA), 앳코스메(@cosme)에 차례로 입점했다.
라카가 일본 오사카 '앳코스메'에 연 팝업스토어 매장 모습/ 라카 제공
로프트에서는 입점 첫 달에 바이어가 당초 예측한 주력 상권 목표 매출액을 4배 이상 초과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 1월 기준 입점 매장 수는 약 300개에 이른다.

라카가 지난달 31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시한 ‘젤링 누드 글로스’ 신규 컬러 4종도 앞서 진행된 프리오더(사전주문) 이벤트에서 2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프리오더 행사 기간 중 큐텐재팬 종합 판매 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민미 라카코스메틱스 브랜드 디렉터(대표이사)는 “젤링 누드 글로스 라인은 입술 본연의 색처럼 자연스럽지만 오래 지속되고, 풍부한 광택을 연출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산뜻함이 특징인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신선한 사용감과 우수한 품질 모두를 갖춘 포뮬러를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