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에 정치 탄압까지…뮌헨 안보회의서도 러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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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러시아 지원하는 北도 비난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안보 분야 국제회의 뮌헨안보회의(MSC)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들이 쏟아졌다. 서방국가 정상과 각국 외교 수장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위협 발언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점령을 규탄했다. 아울러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사망 소식에 러시아 내 정치 탄압도 강하게 성토했다.
러, 우크라 추가점령 선언
1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회의 이틀째인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에서 “푸틴은 자신이 원하면 야당 지도자든, 누구든 죽인다”며 “러시아는 모든 규범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역사는 푸틴 같은 침략자를 처벌하지 않고 영토를 점령하도록 허용하면 계속 그렇게 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종전 이후 러시아의 손해배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러시아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한복판에 있는 격전지 아우디우카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이날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이란과 북한에 러시아군 지원 중단을 촉구하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어기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국 입장을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유착을 부인하며 공급망 탈중국 전략을 비판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외교부 장관 겸임)은 중국 세션 기조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동맹도 없고 대립도 없으며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나발니 사망이 러시아의 내정”이라며 논평을 거부했다. 왕 위원은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미 건설적인 일을 많이 했다”며 우크라이나 위기의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는 데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왕 위원은 “디리스킹(위험 제거)이란 명목으로 중국과의 교역을 차단하는 것은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최근 러시아 정부에 지명 수배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침략이 어디선가 성과를 거두면 다른 곳에서도 침략을 유도해 세계 안보가 위태로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면 결국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