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찢어진 제3지대 빅텐트
입력
수정
지면A6
개혁신당 계파 갈등 수면 위로지난 9일 출범한 개혁신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당내 양대 세력인 이준석계와 이낙연계가 총선 공천권을 놓고 다투는 가운데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등을 두고도 견해차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낙연계 "이준석, 통합 정신 깨"
이준석계 "기자회견, 부적절 처신"
새로운미래(이낙연계) 소속의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준석 공동대표가 양당의 통합 정신을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선거 정책 전반을 지휘하게 해달라고 했다”고 전하며 “선거운동의 전권은 통합 당시 합의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뽑힌 이낙연에게 있고, 주요 절차 역시 최고위원회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준석 대표가 배 전 부대표를 두고 “제 권한 내에서 공직 후보자 추천이나 당직 임명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발언한 것도 문제 삼았다. 배 전 부대표는 개혁신당으로의 통합 전 새로운미래에 입당했다.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에 이어 배 전 부대표까지 합류하면서 보수 지지층 일부가 반발하며 탈당하자 이준석 대표는 16일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배제하더라도 민주주의 절차대로 해야 한다”며 “배 전 부대표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주도했는지 등 사실관계를 따지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개딸(개혁의 딸) 정치’를 언급하며 “지지자와만 같이 가는 정치는 좋은 정치가 아니다”며 “이준석 대표의 방식은 과거 국민의힘이 이 대표를 몰아낸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와 함께 신당을 창당한 김용남 정책위원회 의장이 즉각 반발했다. 김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특정 인사를 두고 공천할 수 없고 당직을 줄 수 없다는 얘기를 문제 삼는데, 뒤에서 몰래 결정하는 것보다 당사자가 오판하지 않도록 앞에서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대표는 “생각을 정정하거나 과거 발언에 책임지고 설명해야 하는 주체는 배 전 부대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선거 정책 전권 요구와 관련해서도 김 의장은 “공동 정책위 의장 2인이 상의하고, 합의문상 법적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전결로 정책을 발표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다수결로 결정하기로 했다”며 “표결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해 기자회견을 열었다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