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모리는 하이브리드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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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에 연산 기능 더한 PIM‘똑똑한’ 인공지능(AI)을 구현하려면 성능 좋은 반도체는 필수다. 아무리 잘 설계한 AI라도 반도체 용량과 속도가 받쳐주지 못하면 아무짝에 쓸모없는 껍데기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는 식으로 용량을 늘리고 속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고용량 데이터 속도 높인 CXL
삼성·SK하이닉스 등 개발 가속
이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의 눈은 HBM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제품으로 옮아가고 있다. 프로세싱인메모리(PIM)가 그런 제품이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기만 하던 D램에 중앙처리장치(CPU) 등 연산기능을 추가한 ‘하이브리드’ 반도체다. CPU와 메모리가 ‘한 몸’이어서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지금은 따로 떨어진 CPU와 메모리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시간이 소요되지만 PIM에선 이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CPU의 부담이 줄어드니 덤으로 전력 소모량도 감소한다.눈앞에 다가온 차세대 메모리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D램이다. CXL D램은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저장공간인 메모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연결해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대의 CPU와 메모리가 ‘원팀’처럼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이 8~10배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CXL D램 개발에 가장 앞선 곳은 삼성전자다. 2021년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다음달 차세대 CXL 솔루션도 공개할 계획이다. CXL D램시장은 이르면 올 하반기 열릴 전망이다. 그즈음 인텔이 CXL 2.0용 CPU를 출시할 예정이어서다. 업계에선 CXL 관련 시장이 2028년께 158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PIM은 한창 개발 중인 기술이다. 이 칩이 장착된 PC와 스마트폰을 만나려면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