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분 만에 찾아드립니다"…발빠른 '매물 중개사' 비결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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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정 스매치코퍼레이션 인터뷰"소비자들의 니즈에 최대한 부합하는 매물을 제시합니다. 발품 파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기업 맞춤형 사무실 찾아줘…인테리어까지 풀서비스"
"대기업까지 고객층 확대…상반기 A시리즈 투자 유치 예정"
김익정 스매치코퍼레이션 대표(31·사진)는 20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사업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93년생 젊은 창업자 김 대표는 대학생 시절 친형이 대표로 있는 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에서 영업팀장으로 일했다. 2020년 말 지분을 넘기고 나온 뒤 매각 자금으로 이듬해인 2021년 프롭테크(부동산+테크) 스타트업인 스매치코퍼레이션을 창업했다. 사업 아이템으로 부동산 분야를 선택한 건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던 탓이다.
스매치코퍼레이션은 상업용 부동산 솔루션 업체다. 본질은 부동산 중개업이다. 다만 일반 공인중개사와 달리 중개업에 딥러닝을 적용해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회사는 사무공간 임대차 컨설팅을 비롯해 인테리어 솔루션, 공유오피스 견적 비교 등 총 5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대표 서비스는 사무공간 임대 중개 서비스인 '스매치'다. 스매치에선 원하는 조건의 매물을 찾은 뒤 고객에게 '제안서'를 제공한다. 이 과정은 단 1분 안에 진행된다. 제안서를 본 고객은 스매치 측에 매물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회사는 투어를 비롯해 이후 계약, 입주까지 사무실 찾기 전 과정을 함께 한다. 김 대표는 소비자의 보이지 않는 니즈까지 반영해 매물을 제시하는 점을 스매치만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로비가 넓은 곳, 화장실이 업무 공간과 가까운 곳 등과 같이 고객 본인도 미처 몰랐던 요구사항까지 고려해 매물을 보여준단 설명이다. 대체로 업종에 따라 고객이 요구하는 공간이 뚜렷한데, 스매치는 이 역시 반영했다.
김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경우 연예인이 드나드는 문이 별도로 있는 건물을 원한다. 엔터 회사가 매물을 의뢰했을 때 이런 물건을 보여주면 실제 계약까지 이뤄지는 전환율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조건을 넣어 검색했을 때 이에 부합한 결과물이 도출되려면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회사는 직접 발품 팔아 매물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도권 기반의 5만개의 사무공간 데이터가 스매치의 데이터망에 올라있다. 매칭의 정교화를 위해 지속해 고객 요구사항을 알고리즘에 학습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건물주 번호부터 하나하나 모아 직접 매물 등록의 의사가 있는지 영업했다"며 "현재는 강남, 여의도, 종로 등 웬만한 오피스 지역 내 건물주 번호를 확보해 주기적으로 매물 관련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초기엔 고생 많이 했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고객은 그간 스매치를 통해 비용과 시간 모두 줄일 수 있었다. 스매치코퍼레이션에 따르면 2021년 회사 설립 이후 작년 3분기 말까지 고객이 스매치를 통해 절감한 시간은 합산 36만시간을 웃돌았다. 업체 1곳당 절감 비용은 115만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스매치코퍼레이션은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고객사를 차츰 늘려왔다. 초기엔 스타트업 중심이었다면 최근들어 LG전자, 삼성생명, SK네트웍스 등 대기업으로 고객군을 확장했다. 스매치를 통해 사무실을 확보한 고객에게 연계 서비스인 인테리어 솔루션(서비스명 스매치 디자인)까지 제공한다. 계약하지 않더라도 인테리어 서비스만 이용한 사례가 늘면서 매출에 큰 보탬이 됐다. 김 대표는 "더 성장하기 위해선 스타트업만 대상으로 해선 안 되고, 단위가 큰 중견·대기업까지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회사 설립 첫해인 2021년 4억원에 그쳤던 수주금액(매출)은 2022년 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배 증가했다. 수주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론 16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작년 연간 기준 수주액은 24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매치코퍼레이션은 올 상반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투자금은 스매치 알고리즘의 고도화, 마케팅 비용, 신사업 추진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딥러닝, 알고리즘이라고 하지만 아직 손봐야 할 게 정말 많다.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인간이 대응하듯 더 섬세한 제안서 도출이 가능하도록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