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하고 매혹적인 사막 블록버스터…원조 SF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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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산 알 가입!"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 파트2'를 보고나면, 이 말을 읊조리게 된다. 리산 알 가입은 영화 속 주요 배경인 사막 행성 '아라키스'의 원주민들(프레멘)이 믿는 메시아다. 전편에서 황제의 모략으로 멸망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살아남은 아들 폴(티모시 샬라메). 파트2에서 폴은 프레멘 부족의 리더로 성장하고, 프레멘들은 폴을 '리산 알 가입'(메시아)으로 믿고 따르게 된다. 프레멘이 된 그는 과거와 미래를 볼 줄 아는 특별한 존재, '퀴사츠 헤더락'으로 각성하며 황제와 전쟁에 나선다. 이처럼 폴의 성장과 각성의 과정이 파트 2의 핵심이다.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원작 소설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지나친 종교적 믿음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이라며 "원작을 충실히 살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 듄 시리즈는 1965년 발간된 프랭크 허버트의 SF 대하소설 '듄'을 원작으로 한다. 아라키스를 배경으로 종교, 정치 등 우주 시대의 인류사를 담은 6부작 소설이다.
이번 편에 새로 등장한 인물 중 하나인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는 하코넨 가문의 후계자로, 해리포터의 볼드모트를 연상시키는 빌런 역할을 맡았다. 배우 오스틴 버틀러는 "이 역의 핵심 장면인 검투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를 수개월간 트레이닝했다"고 밝혔다. '둥-둥-둥' 땅을 두드리면 등장하는 모레벌레 또한 충격적인 비주얼로 큰 임팩트를 남겼다. '대자연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을 형상화 한 것은 아닐까' 싶은 이 모레벌레는 이번 편에서도 톡톡히 활약했다. 폴이 처음 모레벌레를 타는 장면 등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영화는 이국적이고 용맹한 프레멘, 공포 그 자체인 하코넨, 비밀스러운 집단 베네 게세리트 등 듄의 다양한 세계를 빼어난 미감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영화음악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은 독특하고 웅장한 음향으로 관객을 '듀니버스'(듄+유니버스)에 완벽히 이입시킨다. 한스 짐머 역시 소설 듄의 열렬한 팬으로 유명하다.
시·청각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모두 유려하지만, 방대한 세계관을 담으려다보니 스토리를 완벽히 이해하고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많은 정보와 인물이 별도의 설명없이 주어지기 때문에 예습은 필수다. 듄은 백과사전이 따로 발간될 정도로 세계관이 방대하고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듄은 1만 년대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지만 중세의 신정일치 사회, 유럽과 중동의 전쟁사, 예수·마호메드 등 주요 종교의 선지자 등 다양한 역사적 레퍼런스를 녹여냈다. 50년 전의 상상력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2월 28일 개봉, 상영 시간 166분.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 파트2'를 보고나면, 이 말을 읊조리게 된다. 리산 알 가입은 영화 속 주요 배경인 사막 행성 '아라키스'의 원주민들(프레멘)이 믿는 메시아다. 전편에서 황제의 모략으로 멸망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살아남은 아들 폴(티모시 샬라메). 파트2에서 폴은 프레멘 부족의 리더로 성장하고, 프레멘들은 폴을 '리산 알 가입'(메시아)으로 믿고 따르게 된다. 프레멘이 된 그는 과거와 미래를 볼 줄 아는 특별한 존재, '퀴사츠 헤더락'으로 각성하며 황제와 전쟁에 나선다. 이처럼 폴의 성장과 각성의 과정이 파트 2의 핵심이다.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원작 소설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지나친 종교적 믿음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이라며 "원작을 충실히 살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 듄 시리즈는 1965년 발간된 프랭크 허버트의 SF 대하소설 '듄'을 원작으로 한다. 아라키스를 배경으로 종교, 정치 등 우주 시대의 인류사를 담은 6부작 소설이다.
압도적 스케일, 매혹적 미장센
전편에 비해 훨씬 강인해졌다. 영화의 절반 정도가 전투 및 전쟁신으로 느껴질만큼 액션신이 빈번하다. 빌뇌브는 "복잡한 액션신이 많아 여지껏 찍은 영화 중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시퀀스와 전투 장면은 장엄한 동시에 매혹적이다. 빌뇌브 감독은 사막행성 아라키스를 담기 위해 요르단에 있는 협곡 알 시크(Al Siq), 아랍에미리트의 모레 언덕 등의 장소를 섭외했다고.이번 편에 새로 등장한 인물 중 하나인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는 하코넨 가문의 후계자로, 해리포터의 볼드모트를 연상시키는 빌런 역할을 맡았다. 배우 오스틴 버틀러는 "이 역의 핵심 장면인 검투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를 수개월간 트레이닝했다"고 밝혔다. '둥-둥-둥' 땅을 두드리면 등장하는 모레벌레 또한 충격적인 비주얼로 큰 임팩트를 남겼다. '대자연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을 형상화 한 것은 아닐까' 싶은 이 모레벌레는 이번 편에서도 톡톡히 활약했다. 폴이 처음 모레벌레를 타는 장면 등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영화는 이국적이고 용맹한 프레멘, 공포 그 자체인 하코넨, 비밀스러운 집단 베네 게세리트 등 듄의 다양한 세계를 빼어난 미감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영화음악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은 독특하고 웅장한 음향으로 관객을 '듀니버스'(듄+유니버스)에 완벽히 이입시킨다. 한스 짐머 역시 소설 듄의 열렬한 팬으로 유명하다.
샬라메의 입체적 연기, 여성 캐릭터 돋보여
영화를 이끌어가는 폴은 자신의 운명에 고뇌하지만,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영웅이 되는 길을 택한다. 티모시 샬라메는 이러한 폴의 다채로운 면모를 200% 소화해내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샬라메는 "폴은 매우 입체적인 인물"이라며 "인정받고 싶어하고, 챠니와의 관계도 이어가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두운 모습도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파트2에서는 특히 여성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폴의 연인이자 조력자인 프레멘의 전사 챠니(젠데이아)는 폴이 프레멘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돕는다. 영화는 이들의 감정적 유대를 유치하지 않게 녹여냈다. 이번 편에 새로 등장한 플로렌스 퓨는 황제의 딸 이룰란 공주 역을,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레아 세이두는 비밀스러운 계획을 가진 레이디 마고트로 등장했다. '퀸스 갬빗'으로 주목받은 안야 테일러는 미래 폴의 여동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시·청각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모두 유려하지만, 방대한 세계관을 담으려다보니 스토리를 완벽히 이해하고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많은 정보와 인물이 별도의 설명없이 주어지기 때문에 예습은 필수다. 듄은 백과사전이 따로 발간될 정도로 세계관이 방대하고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듄은 1만 년대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지만 중세의 신정일치 사회, 유럽과 중동의 전쟁사, 예수·마호메드 등 주요 종교의 선지자 등 다양한 역사적 레퍼런스를 녹여냈다. 50년 전의 상상력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2월 28일 개봉, 상영 시간 166분.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