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명계 반발한 현역의원 평가 어떤 방식이길래

비명, 정성평가 항목 두고 '정치적 기획설' 주장
당지도부·공관위 "당규 따라 평가…편견 끼어들 여지 없어"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 출마 현역 의원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의원 평가 결과를 두고 하위 10∼20%로 통보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과 당 지도부 사이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하위 통보를 받은 의원들은 객관적인 우수 업적이 있는데도 하위 평가를 받은 것은 정성평가에서 의도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21일 민주당이 공개한 21대 국회의원 평가 점수표를 보면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진행한 의원 평가는 의정 활동 380점, 당 기여 활동 250점, 공약 이행 100점, 지역 활동 270점 등 총 1천점 만점이다.

각 부문은 다시 세부 배점으로 쪼개지는데 숫자로 매길 수 있는 '정량 평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의정 활동에선 대표발의 법안 수와 상임위원회 출석률 등을 평가해 점수로 환산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하위 통보를 받았다는 비명계 의원들은 정량평가 외에 선출직공직자평가위가 판단하는 주관적인 '정성평가'에서 인위적 개입과 찍어내기가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공약 이행' 전체 100점, 의정활동 중 수행 평가 형식의 70점, 당 기여활동 중 수행평가 형태의 50 점 등 220점이 정성평가 대상이다.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한 박영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에서 제출을 요구한 모든 항목을 초과 달성했다.

지난 4년간 법안 총 68건을 대표발의해 40% 가까운 법안 통과율을 기록했다"며 "그런데도 하위 10%를 통보한 것은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평가가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대전 대덕)에 친명 인사인 박정현 최고위원도 출마 선언을 한 것을 들며 하위 10% 통보가 "애초부터 기획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평소 내 의정활동을 지켜본 이재명 대표의 평가와 외부에서 온 심사위원 평가는 그렇게도 달랐는가 보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 부의장의 탈당을 거론하며 "내 개인이 주관적으로 점수를 드렸다면 부의장님은 분명 좋은 평가였을 것"이라고 적은 것을 역공한 발언이다.

김 부의장은 이어 "언론에 (송기도) 평가위원장이 이재명 대표 대선 캠프에서 활약한 분이라고 나와 있더라"면서 "'친문 학살'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평가가 아니라면 하위 20%에 대한 정성평가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촉구했다.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송갑석 의원은 "나는 국회의정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3년 연속 수상은 단 2명뿐"이라며 "300명 중 2등 안에 드는 상위 0.67%의 국회의원이 민주당에서는 하위 20%인지 웃지 못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당규상 평가 대상자의 항목별 종합점수와 순위 결과는 열람 또는 공개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천에서 '하위 10%'는 경선 득표의 30%를, '하위 10∼20%'는 20%를 각각 감산하는 '현역 페널티' 규정을 적용한다.

당 지도부와 공관위는 이번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치러졌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조사, 일반 유권자 조사, 초선·재선·3선이상 각 단위별 다면평가, 법안발의 수 등 30개의 항목이 있기 때문에 편견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며 "보좌진, 당 사무처 관계자 200명까지 다양한 평가를 반영하므로 사적 요소가 들어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평가는 당규가 정한 평가 원칙에 따라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이뤄졌다"며 "의원 평가 항목 중 영향을 미친 항목은 본회의 질의 횟수,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률, 의원들 간의 다면 평가, 해당 지역 유권자 여론조사 등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