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실현' 엔비디아 4%대↓…3대 지수, 일제히 하락 [뉴욕증시 브리핑]

대형 기술주 동반 하락하며 투자심리 악화
사진=REUTERS
뉴욕증시는 최근 월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했던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 하루 전 4%대 급락하자 일제히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19포인트(0.17%) 하락한 3만8563.80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06포인트(0.60%) 밀린 4975.5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4.87포인트(0.92%) 떨어진 1만5630.78로 거래를 마쳤다.투자자들은 이날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 기대 등을 주시했다.

2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엔비디아는 이날 차익매물이 출회되면서 4.35% 급락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실적은 역대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떠받쳐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AI 주도주 엔비디아가 급락하자 다른 대형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0.31%, 애플이 0.41%,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0.33% 내렸다.반면 월마트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하고 배당도 인상했다는 소식에 3% 이상 뛰었다. 홈디포도 추정치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미국 동일 점포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Fed가 오는 6월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선 지난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지 않다는 소식에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이번 주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의사록에서도 Fed가 올해 금리 인하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3.0%에 달했다.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6.6%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1포인트(4.83%) 오른 15.42를 기록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1월 물가 지표가 전반적으로 예상을 웃돌자, 시장 금리가 높아지며 증시 민감도도 커졌다"며 "이런 가운데 미 증시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선제적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며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유가는 예멘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과 미국 선박을 공격했다는 소식에도 최근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01달러(1.28%) 하락한 배럴당 78.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