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맨유, 드디어 '랫클리프 시대' 시작…매각 선언 456일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매각 선언 456일 만에 '랫클리프 체제'로 변신을 완료했다.

맨유는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이자 영국 억만장자로 널리 알려진 짐 랫클리프가 구단 지분 27.7%를 최종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 EPL, 14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구단주 등극' 승인을 받아낸 랫클리프가 실제 지분 거래까지 완료하면서 인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것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랫클리프가 이번 거래를 통해 맨유에 투자한 자금은 약 16억파운드(약 2조7천억원)다.

랫클리프가 확보한 지분은 27.7%에 불과하지만 기존 소유주인 글레이저 가문으로부터 축구단의 전면적인 운영권을 받아낸 덕에 공동 구단주 지위를 얻었다. 랫클리프는 구단을 통해 "맨유의 공동 구단주가 되는 건 대단한 영광이면서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거래는 끝났지만 세계적인 시설을 마련해 맨유를 영국과 유럽, 세계 최고의 팀으로 되돌리려는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랫클리프의 공식적으로 구단주로 등극한 건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 매각을 선언한 지 456일 만이다. 글레이저 가문은 2022년 11월 22일 성명을 통해 구단 미래를 위해 지분 거래를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찾겠다고 '매각 의사'를 밝혔다.

이날은 맨유가 구단 수뇌부, 에릭 텐하흐 감독과 마찰을 빚은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결별을 공식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이후 구단 인수 경쟁이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을 앞세운 컨소시엄과 랫클리프의 2파전 구도로 펼쳐졌다. 최종 승자는 글레이저 가문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랫클리프였다.

BBC 등에 따르면 카타르 자본은 50억 파운드(약 8조3천억원)가 넘는 거액을 제시했으나 글레이저 가문이 지분을 완전히 넘길 생각은 없다는 판단에 발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에 따라 맨유 남녀 팀 운영과 아카데미 등 경영권은 모두 이네오스에 위임됐다.

랫클리프는 오랜 맨유 팬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이네오스를 통해 인수전 참전을 발표하며 "잉글랜드 북서부에 뿌리를 두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품은 맨유에 맨체스터에서 영향력을 돌려주고 싶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맨유는 올 시즌 EPL에서 14승 2무 9패로 승점 44를 쌓아 6위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