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독주 견제"…구글, AI 챗봇 개발용 언어모델 오픈소스로 공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오픈AI의 챗 GPT가 독주하자 구글이 견제에 나섰다. 그동안 폐쇄형 전략을 추구해 온 구글이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외부 개발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오픈AI의 기업용 AI 프로그램에 대응해 AI 비서 브랜드도 변경했다.

21일(현지시간) 구글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책임감 있게 AI를 이용하는 개발자와 연구진들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세대의 오픈 모델을 공개한다”며 ‘젬마’를 소개했다. 젬마는 구글의 차세대 LLM인 ‘제미나이’ 개발에 사용된 것과 같은 기술로 구축된 최첨단 경량 오픈 모델 군이다. 구글 딥마인드와 구글의 다양한 부서가 협력해 개발했다. 이날부터 전 세계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상업적 이용 및 배포 또한 허용했다.

젬마를 소개하는 구글 블로그(사진=구글 공식 블로그)

구글은 젬마의 가장 큰 특징으로 가벼움을 꼽았다. “동급 규모의 다른 오픈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면서도 개발자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의 모델을 일반에 공개하면 대중화 속도가 빨라진다. 메타는 이를 노리고 작년 7월 자체 LLM인 ‘라마2’를 공개하고 관련 기술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사이버 범죄, 딥페이크 등 생성형 AI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오픈 소스 AI 모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구글은 젬마에 대해 “책임감 있는 생성형 AI 도구를 함께 공개해 더욱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젬마 악용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구글은 “특정 개인 정보 및 기타 민감한 데이터를 학습 세트에서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기술들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메타와 같은 완전한 공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메타에 이어 자체 AI 모델을 일부 개방했지만, 가장 강력한 AI 시스템은 여전히 감췄다”고 전했다.

구글 로고(사진=한경DB)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오픈 AI와 경쟁하기 위해 기업에 제공하는 일부 AI 도구를 제미나이 모델로 구동한다고 밝혔다. 작년 8월 출시한 AI 비서 세트 ‘듀엣 AI 인 워크스페이스’를 ‘구글 워크스페이스용 제미나이’로 변경하고 요금제 역시 조정한다.

듀엣 AI 인 워크스페이스는 월 30달러에 AI 비서가 구글 문서 작성, 메일 초안 작성, 구글 슬라이드 맞춤형 시각 자료 생성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이제는 사용자가 구글 원 AI 프리미엄 구독을 통해 메일, 문서, 슬라이드, 시트, 미팅 앱에서 제미나이를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와 제미나이 간 대화 예시(사진=구글 공식 블로그)

모든 사업 규모에 적용할 수 있는 ‘제미나이 비즈니스’(월 20달러)와 대기업을 위한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월 30달러)로 구성돼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 사용자는 제미나이와 채팅을 할 수도 있다. 구글은 사용자와 챗봇 간 대화를 광고 등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현재 개인 사용자에게 월 20달러, 기업 사용자에게 월 25달러의 가격으로 챗 GPT 4와 이미지 생성 도구 달리(DALL-E) 등이 포함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