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이오닉 7·EV3 출격…현대차그룹, 전기차 투자 '초지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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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광명 2공장 설비 교체 개조 완료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외 전기차 투자를 초지일관 밀어붙인다. 전기차 수요 위축 전망이 불거지고 있지만 전동화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뚝심 있게 진행하는 모습이다. 올해 예정된 아이오닉7, EV3 등 신차 발표도 계획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기아 화성, 현대차 울산 공장도 전동화 준비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은 완공 시기 앞당겨
기아, 광명 2공장 EV3 생산 시험 가동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광명 2공장에서 소형 전기차 EV3 생산을 위한 실질적인 시험가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6월 설비 교체와 개조로 가동을 멈췄던 광명 2공장은 8개월 만에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탈바꿈해 가동을 시작했다.광명 2공장은 지난해 말 설비 공사를 이미 마쳤으며, EV3 생산 라인을 가동해 일부 조립품도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6개월부터 본격적으로 EV3를 양산하고, 내년 초에는 EV4를 연간 15만대씩 생산한다.현대차그룹은 광명 외에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13만대 규모의 전기 기반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공장을 짓는다. 오토랜드 화성에서는 내년 PV5가 양산될 계획이다. 울산에는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이 공장은 2026년 1분기 가동 예정이며, 제네시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이 생산될 예정이다.
올해 초에는 현대차 아산공장이 아이오닉7 생산을 위한 준비 공사를 마쳤다. 아산공장은 현재 쏘나타와 그랜저 등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아이오닉6이 혼류 생산되고 있는 곳이다.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치로 각각 30만 대, 27만2000여 대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6%, 50% 증가한 수치다.
"IRA 대응 차원"...미국 투자는 앞당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의 투자는 앞당길 계획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위해서다.미국 시장은 현재 현대차의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주요 전기차 판매량은 9만4340대로 전년 대비 62.6% 증가했다. IRA 시행으로 현지 판매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현지 브랜드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제치고 미국 내 전기차 판매 2위로 올라섰다.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최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 시계를 앞당기고 있다. 당초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공장에 착수한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의 완공 시기를 3개월가량 앞당긴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공장으로, 아이오닉7을 비롯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 6개의 전기차 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세액공제를 받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공장 가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시기를 좀 앞당기려고 한다"며 "새로운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1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러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투자는 시장 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와중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지난해 절반을 조금 넘긴 1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투자 배경에는 환경 규제 등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