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먹으려고 한국 왔어요"…日 여고생들 '폭발적 반응'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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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일본인들 '한식 사랑' 눈길"배불러도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맛있어요!"
'정갈한 한정식' 제일 선호하기도
한국 "좋다" 인식 2018년 이래 최고치
한국 식문화 등에 관심이 생겨 처음으로 방한해 한식당을 찾은 일본인 여고생들이 한 말이다. 지난달 24일 외국인의 한국 문화에 대한 반응을 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 CLAB에는 이런 내용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일본 여고생들 난생처음 온 한국, 삼겹살과 한우 육회 첫 반응'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22일 기준 조회수 56만회를 달성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 영상에는 이들은 삼겹살 식사 후 냉면과 육회 비빔밥 등 한국식 후식까지 완벽하게 즐겼다. 진행자가 "일본에 생겨난 한식당과 국내 한식당의 특별한 차이가 있냐"고 묻자, 여고생들은 "일본에 있는 한식당에서는 '기본 반찬'이란 걸 상상할 수 없다"며 "일본과 달리 한국은 반찬들이 공짜로 나오지 않냐"고 한국을 찾아야만 경험할 수 있는 이점을 언급했다.
日 야구선수까지 "한식 기대"…국내 한식 소비율 1위 일본
최근 들어 일본인들의 '한식 사랑'이 눈에 띈다. 지난 10일 LA다저스에 합류한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는 "LA에 와서 처음 먹은 음식이 한식당에 가서 먹은 비빔밥"이라고 밝혀 국내 야구팬들 사이 화제를 모았다.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경기에서 선발 등판 의지를 내비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일본인 투수 다루빗슈 유(37)도 "한식이 정말 맛있다고 들었다"며 "맛있는 식사가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전문가들은 K팝과 한국 드라마 등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인들 사이 한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현지에서도 한식 전문점이 적지 않게 생겨났지만, 직접 한국에 방문해 이를 맛보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는 것.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들의 신한카드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중국·일본·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8개국 가운데 한식 소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 관광객(86.6%)이었다.
'정갈한 한정식' 선호…SNS서 '한정식 맛집' 리스트까지
특히 한식 중에서도 정갈한 한상차림으로 나오는 한정식집에 관심을 보이는 일본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외국인 대상 국내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한정식 거래 건수 중 일본인의 거래 건수 및 거래액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방한 일본인들은 제일 선호하는 메뉴 1위에는 '정갈한 한정식'이 꼽혔다.유튜브에서도 한정식을 처음 맛본 일본인들이 긍정적 평가를 한 후기를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명절 앞두고 일본에서 3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부모님, 딸이 준비한 한정식에 진짜 놀란 반응'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109여만회를, 처음 먹는 한정식 떡갈비에 충격받은 일본인 아내'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약 20만회를 기록했다.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국 내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한정식 맛집 리스트' 등이 공유되는 분위기다. 일본의 한 여행 가이드 웹사이트는 '서울의 추천 관광 명소 150곳 추천'이라는 게시물에서 "고급스럽거나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유명 한식당을 추천한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5년째 여행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강모 씨(30)는 "요즘 서울 충무로나 안국역 인근에 한국인들에게도 입소문이 난 한정식 전문점에 가면, 항상 일본인 손님들이 3~4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인들이 메뉴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폭풍 리액션(반응)'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나 역시 일본인 친구를 사귀게 되면 한정식 전문점에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한편 일본인들의 한식 사랑이 늘어난 가운데 한국이 좋다는 일본인도 덩달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9일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자회사 닛케이 리서치가 지난해 10~11월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국가, 지역별 우호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 응답자의 37%가 한국이 "좋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 이래 최고치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