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타한 푸드플레이션…식비 비중 31년來 최고

식비 지출, 소득의 11.3% 차지
외식·식료품값 잇단 인상 여파
미국인들이 버는 돈의 10분의 1을 식비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31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식품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도 이를 감안해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2022년 미국인의 가처분소득 가운데 식비 지출 비중이 11.3%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1년(11.4%)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식비에 돈을 많이 쓰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식료품값과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은 같은 기간 1.2% 오르는 등 식품 인플레이션이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

데니스와 웬디스 등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들은 인건비, 원재료비가 상승하자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은 캘리포니아주의 최저시급이 오는 4월부터 25% 오르는 데 맞춰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쿠키 오레오로 유명한 몬델레즈는 최근 46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한 코코아 가격 때문에 올해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Fed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미국 식품 물가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회의록에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지난 1년간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으로 Fed 목표치인 2%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이날 발표한 미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Fed가 6월 기준금리를 현재 연 5.25~5.50%에서 0.25%포인트 내린 뒤 연내 총 0.75%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4%로 작년 11월 예상한 1.5%에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신정은/김인엽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