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적자 2000억' 위기의 티빙 구원투수는 바로 '나'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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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플랫폼 살리는 잘 키운 흥행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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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 공개 40일 만에 시청자 100만명 돌파, 인기리에 공개되고 있는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3'가 세운 기록들이다. '환승연애3'는 이전 시즌의 기록들까지 모두 갈아치우는 한편, 단숨에 티빙의 효자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그뿐만 아니라 7년 만에 부활한 '크라임씬 리턴즈' 역시 인기를 끌면서 이전 시즌들까지 줄줄이 TOP20 차트에 역주행시켰다. 덕분에 지난해 쿠팡플레이에 빼앗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1위라는 자리도 되찾았다는 평가다. 티빙을 키운 흥행 콘텐츠 지식재산권(IP)가 위기의 티빙을 살렸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첫 공개부터 이전 시즌의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총시청 시간은 공개 6주차 기준 전 시즌 대비 25% 증가했다.
'크라임씬' 시리즈는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JTBC에서 시즌3까지 방영됐고, 이번 시즌은 티빙 오리지널로 제작됐다. 원조 멤버 장진, 박지윤, 장동민에 신입 플레이어로 키, 주현영, 안유진이 합류했고 여기에 전 시즌 대비 5배 높은 제작비가 투입됐다고 알려져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공개 이후 2주 연속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굿데이코퍼레이션 제공)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티빙은 '위기'라는 말이 자주 언급됐다. 2022년 기준 티빙은 119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순손실은 1177억원으로 2년 동안 누적 적자액이 2000억원을 넘겼다. 티빙이 KBO(한국프로야구)리그 중계권 연평균 400억원, 총 1200억원을 베팅하는 강수를 둔 것도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한 가입자 확보로 해석됐다. 여기에 웨이브와 합병까지 논의됐다. 이 상황에서 '환승연애3'와 '크라임씬 리턴즈'까지 연이어 히트하며 숨통을 튀었다는 평가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막대한 출연료와 제작비가 투입되는 드라마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 보다 적은 제작비로 그 이상의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티빙 입장에서는 더욱 기특한 IP인 셈이다.티빙뿐 아니라 넷플릭스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가장 흥행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꼽자면 단연 '솔로지옥3'다. '솔로지옥'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하며, 나이와 직업 등은 모른 채 본연의 매력에 충실히 한다는 콘셉트의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시즌1은 한국 예능 최초로 글로벌 TOP10 TV쇼(비영어) 부문 4위에 올랐고, 프리지아, 덱스 등 시즌마다 핫한 셀럽이 탄생하며 화제성과 영향력을 입증했다.
시즌3는 천국도와 지옥도의 장소와 변화, 그리고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새로운 규칙의 추가로 변주를 꾀했고, '관희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구선수 이관희(36·LG 세이커스)가 화제와 관심의 중심에 섰다. '솔로지옥3'를 마무리한 후 마주한 김재원, 김정현 PD는 "시즌1, 시즌2보다 더 '핫'한 느낌이라 더 감사한 마음"이라며 "총시청 시간도 시즌1, 시즌2가 6000만대였다면, 이번 시즌은 7000만 시간 정도"라며 이번 시즌이 지난 시즌의 인기를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인기에 힘입어 일찌감치 시즌4 제작도 확정지은 '솔로지옥' 시리즈는 올해 4분기 새 시즌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이와 더불어 한국 예능 최초로 글로벌 인기 콘텐츠 1위에 오른 '피지컬:100'과 역대 넷플릭스 최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오징어게임'의 시즌2도 공개될 예정이다. 끊임없이 새 콘텐츠를 선보여왔지만 근래 공개된 작품 중 과거의 폭발적인 화제성과 신드롬을 재현한 작품이 없었던 상황에서 '피지컬:100' 시즌2와 '오징어게임2'가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오징어게임2' 역시 지난 시즌에서 250억원이 투입됐고, 넷플릭스에는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황동혁 감독은 "시즌2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세계적인 흥행에 시즌2 제작이 결정됐다. 제작비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0억원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