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인뱅 중·저신용대출 성과…카뱅만 목표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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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에서 정부가 2021년 부과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규제를 충족한 은행은 카카오뱅크 한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경기 변동에 따른 대출 수요 변화를 반영할 수 없는 경직적인 규제를 부과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인터넷은행 3사의 작년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실적치를 23일 공개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1년 5월 인터넷은행 3사에 2023년 말까지 전체 신용대출 잔액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로 채우라는 규제를 신설했다. 각 은행이 작년 말까지 달성해야 했던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이었다.하지만 이날 공개된 작년 12월 말 기준 실적치는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 토스뱅크 31.5%였다. 2021년 정부가 세운 목표치는 달성한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했다. 케이뱅크는 목표치 대비 2.9%포인트 미달했고, 토스뱅크는 목표치 대비 실적이 12.5%포인트나 부족했다.
특히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작년 3월 말까지만 해도 42.06%로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이후 6월 말 38.5%, 9월 말 34.46%, 12월 말 31.5%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가 다른 인터넷은행들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아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이 큰 만큼 부실 가능성이 높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에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스뱅크는 이날 "코로나19와 고금리 기조, 글로벌 은행 파산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건전성과 포용성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을 꾸준히 높이면서도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해온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총여신 연체율은 작년 1분기 0.58%에서 4분기 0.49%로 0.09%포인트 낮아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던 것은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탁월한 리스크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작년 12월 인터넷은행 3사에 올해부터 새로 부과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규제를 '분기별 평균잔액의 30%'로 통일하는 새 규제안을 내놓았다. 인터넷은행마다 30~44% 등으로 달랐던 비중을 통일하고, 특정 시점 기준 비중이 아닌 평균잔액 기준으로 바꾼 것이다. 토스뱅크처럼 작년까지 적용된 목표치가 40%대로 높았던 일부 인터넷은행엔 보다 완화된 규제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새 규제 역시 경기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는 탓에 인터넷은행에 지나치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은행연합회는 인터넷은행 3사의 작년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실적치를 23일 공개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1년 5월 인터넷은행 3사에 2023년 말까지 전체 신용대출 잔액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로 채우라는 규제를 신설했다. 각 은행이 작년 말까지 달성해야 했던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이었다.하지만 이날 공개된 작년 12월 말 기준 실적치는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 토스뱅크 31.5%였다. 2021년 정부가 세운 목표치는 달성한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했다. 케이뱅크는 목표치 대비 2.9%포인트 미달했고, 토스뱅크는 목표치 대비 실적이 12.5%포인트나 부족했다.
특히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작년 3월 말까지만 해도 42.06%로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이후 6월 말 38.5%, 9월 말 34.46%, 12월 말 31.5%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가 다른 인터넷은행들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아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이 큰 만큼 부실 가능성이 높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에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스뱅크는 이날 "코로나19와 고금리 기조, 글로벌 은행 파산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건전성과 포용성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을 꾸준히 높이면서도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해온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총여신 연체율은 작년 1분기 0.58%에서 4분기 0.49%로 0.09%포인트 낮아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던 것은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탁월한 리스크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작년 12월 인터넷은행 3사에 올해부터 새로 부과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규제를 '분기별 평균잔액의 30%'로 통일하는 새 규제안을 내놓았다. 인터넷은행마다 30~44% 등으로 달랐던 비중을 통일하고, 특정 시점 기준 비중이 아닌 평균잔액 기준으로 바꾼 것이다. 토스뱅크처럼 작년까지 적용된 목표치가 40%대로 높았던 일부 인터넷은행엔 보다 완화된 규제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새 규제 역시 경기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는 탓에 인터넷은행에 지나치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