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민단체-의사단체, 쌍방 고발 '난타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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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위 "MZ 전공의 의료 서비스 망친다" 주장한 시민단체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들어간 의사단체와 전공의를 경찰에 고발한 가운데, 한 의료계 인사로부터 '역 고발'을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임현택 대한소아청년과의사회장, 서민위 고발
"사회 이슈만 되면 고발하는 단체…본질 몰라"
23일 임현택 대한소아청년과의사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사무총장을 무고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형사과에 고발했다고 밝혔다.임 회장은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전공의들을 건드리면 안 된다. 그 사람들은 밤샘하면서 사람 살리던 사람들"이라며 "밤도 못 자고 집에도 못 가면서 최저시급도 못 받는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까지 고발하면 어쩌자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서민위는 사회 이슈만 되면 고발하는 단체고, 고발이 취미인 사람들"이라고도 꼬집었다. 이어 "의대 정원 이슈와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 전혀 아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갑자기 여론을 살피고 앞서는 쪽에 편승해서 고발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늬만 시민단체인 곳은 분명하게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이 사태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앞서 서민위는 지난 21일 오전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회장 등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직무 유기 등 8개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고발 대상에는 사직서를 제출한 서울 '빅5' 병원 전공의 등 6450여명도 포함됐다.
서민위는 "어설픈 명분의 투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했다"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는 "MZ세대인 전공의들의 잘못된 집단 사직은 대한민국 의료 서비스의 미래를 망칠 뿐 아니라 개인의 삶마저 피폐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94개 병원에서 소속 전공의의 약 78.5%인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같은 날 긴급 대의원총회에서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