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농심배 최초 '끝내기 6연승+통산 16연승' 금자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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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명+일본 1명 전원 꺾는 '원맨쇼'로 한국 4연패 견인
2005년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 뛰어넘어 바둑사에 남을 쾌거 세계 최강의 프로기사 신진서(23) 9단이 바둑 국가대항전에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한국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구쯔하오(25) 9단에게 249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농심배 사상 초유의 '끝내기 6연승'을 질주하며 한국의 4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신진서는 22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파죽의 16연승을 기록, 이창호 9단이 2005년 수립했던 종전 최다연승인 14연승을 뛰어넘어 새로운 금자탑을 수립했다. 단체전에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 '수호신'으로 불리는 신진서는 22회 대회에서 네 번째 주자로 나서 5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견인했었고, 23회 대회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등판해 끝내기 4연승을 달렸다.
지난해에는 최종전에 출전해 역시 구쯔하오를 꺾고 한국의 3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더욱 열악한 상황에서 출전했다. 중국의 첫 주자 셰얼하오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는 가운데 한국은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생각지도 못한 2라운드 최종국에 긴급 투입된 신진서는 일단 셰얼하오를 완파하고 분위기를 추슬렀다.
이후 두 달여만에 재개된 3라운드에서 일본의 주장 이야마 유타 9단과 중국의 자오천위·커제·딩하오 9단을 차례로 물리치고 승부를 최종국으로 몰고 갔다. 우승의 향방이 걸린 최종국에서는 구쯔하오를 상대로 중반부터 조금씩 앞서기 시작했다.
중국 랭킹 1위인 구쯔하오는 막판에 몰린 중압감 탓인지 초반부터 장고를 거듭하다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대망의 결승점이 보이자 신진서도 흔들렸다.
신진서는 우변 전투에서 실수를 저질러 대마가 잡혀 형세가 역전당하고 말았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듯했으나 신진서는 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복잡한 패싸움을 걸어 반전을 노린 신진서는 우상귀 백돌을 잡아 다시 형세의 균형을 맞췄고, 이후 구쯔하오가 서둘러 패를 잇는 실착이 나오자 벼락같이 큰 곳을 차지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구쯔하오는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도 100여수 가까이 바둑을 이어갔으나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자 결국 항복을 했다.
농심배에서 끝내기 6연승을 거둔 것은 신진서가 처음이다.
앞서 2005년 제6회 대회에서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과 2021년 22회 대회 때 신진서의 '온라인 대첩'은 끝내기 5연승이었다.
한국은 신진서의 '원맨쇼'에 힘입어 농심배에서 최근 4연패와 통산 16회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역대 농심배에서 선수층이 가장 두꺼운 중국의 출전 선수 5명을 혼자 격파한 것은 신진서가 처음이다. 신진서는 대기록을 한국의 역전 우승을 견인한 뒤 "큰 판을 이겨서 뿌듯하다"라며 "첫판을 둘 때만 해도 먼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6연승까지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홍민표 감독님께서 잘 돌봐주신 덕분에 컨디션엔 문제없었다"라며 "대국할 때 우승을 생각하면 안 되는데 아무래도 아른거리다 보니 나중엔 좋지 못한 바둑을 둔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정신을 바싹 차리고 둬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국 후 열린 시상식에서는 중국 농심 안명식 법인장이 우승한 한국 팀에 트로피와 함께 상금 5억원을 전달했다.
한·중·일 '바둑 삼국지' 농심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다.
3연승한 선수에게는 1천만원의 상금을 주고 이후 1승마다 1천만원씩 추가 지급한다.
이번 대회에서 6연승을 달린 신진서는 연승상금 4천만원도 받는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린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 최강전 2라운드 본선 9국에서는 조훈현 9단이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57) 9단에게 278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집 반을 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마지막 주자인 유창혁 9단 1명만 남았다.
24일 열리는 본선 10국에서는 요다와 중국의 마지막 주자 녜웨이핑 9단이 대결한다.
유창혁은 둘의 승자와 25일 최종국에서 우승을 다툴 예정이다.
1969년 이전 출생 프로기사들이 출전하는 시니어 국가대항전인 백산수배 우승상금은 1억8천만원이다. 3연승 한 선수에게는 500만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된다.
/연합뉴스
2005년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 뛰어넘어 바둑사에 남을 쾌거 세계 최강의 프로기사 신진서(23) 9단이 바둑 국가대항전에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한국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구쯔하오(25) 9단에게 249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농심배 사상 초유의 '끝내기 6연승'을 질주하며 한국의 4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신진서는 22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파죽의 16연승을 기록, 이창호 9단이 2005년 수립했던 종전 최다연승인 14연승을 뛰어넘어 새로운 금자탑을 수립했다. 단체전에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 '수호신'으로 불리는 신진서는 22회 대회에서 네 번째 주자로 나서 5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견인했었고, 23회 대회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등판해 끝내기 4연승을 달렸다.
지난해에는 최종전에 출전해 역시 구쯔하오를 꺾고 한국의 3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더욱 열악한 상황에서 출전했다. 중국의 첫 주자 셰얼하오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는 가운데 한국은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생각지도 못한 2라운드 최종국에 긴급 투입된 신진서는 일단 셰얼하오를 완파하고 분위기를 추슬렀다.
이후 두 달여만에 재개된 3라운드에서 일본의 주장 이야마 유타 9단과 중국의 자오천위·커제·딩하오 9단을 차례로 물리치고 승부를 최종국으로 몰고 갔다. 우승의 향방이 걸린 최종국에서는 구쯔하오를 상대로 중반부터 조금씩 앞서기 시작했다.
중국 랭킹 1위인 구쯔하오는 막판에 몰린 중압감 탓인지 초반부터 장고를 거듭하다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대망의 결승점이 보이자 신진서도 흔들렸다.
신진서는 우변 전투에서 실수를 저질러 대마가 잡혀 형세가 역전당하고 말았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듯했으나 신진서는 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복잡한 패싸움을 걸어 반전을 노린 신진서는 우상귀 백돌을 잡아 다시 형세의 균형을 맞췄고, 이후 구쯔하오가 서둘러 패를 잇는 실착이 나오자 벼락같이 큰 곳을 차지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구쯔하오는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도 100여수 가까이 바둑을 이어갔으나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자 결국 항복을 했다.
농심배에서 끝내기 6연승을 거둔 것은 신진서가 처음이다.
앞서 2005년 제6회 대회에서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과 2021년 22회 대회 때 신진서의 '온라인 대첩'은 끝내기 5연승이었다.
한국은 신진서의 '원맨쇼'에 힘입어 농심배에서 최근 4연패와 통산 16회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역대 농심배에서 선수층이 가장 두꺼운 중국의 출전 선수 5명을 혼자 격파한 것은 신진서가 처음이다. 신진서는 대기록을 한국의 역전 우승을 견인한 뒤 "큰 판을 이겨서 뿌듯하다"라며 "첫판을 둘 때만 해도 먼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6연승까지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홍민표 감독님께서 잘 돌봐주신 덕분에 컨디션엔 문제없었다"라며 "대국할 때 우승을 생각하면 안 되는데 아무래도 아른거리다 보니 나중엔 좋지 못한 바둑을 둔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정신을 바싹 차리고 둬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국 후 열린 시상식에서는 중국 농심 안명식 법인장이 우승한 한국 팀에 트로피와 함께 상금 5억원을 전달했다.
한·중·일 '바둑 삼국지' 농심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다.
3연승한 선수에게는 1천만원의 상금을 주고 이후 1승마다 1천만원씩 추가 지급한다.
이번 대회에서 6연승을 달린 신진서는 연승상금 4천만원도 받는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린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 최강전 2라운드 본선 9국에서는 조훈현 9단이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57) 9단에게 278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집 반을 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마지막 주자인 유창혁 9단 1명만 남았다.
24일 열리는 본선 10국에서는 요다와 중국의 마지막 주자 녜웨이핑 9단이 대결한다.
유창혁은 둘의 승자와 25일 최종국에서 우승을 다툴 예정이다.
1969년 이전 출생 프로기사들이 출전하는 시니어 국가대항전인 백산수배 우승상금은 1억8천만원이다. 3연승 한 선수에게는 500만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