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나성범 "감독님이 볼 때마다 '아프지만 말자'고 하신다"

지난해 부상 탓에 고작 58경기 출전에도 홈런 18개 폭발
"올해 목표는 '다치지 말자'…경기 뛰어야 기록도 나온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주장 나성범(33)은 지난해 타율과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 등 '비율 수치'에서 괴물 같은 성적을 냈다. 타율 0.365에 장타율 0.671, OPS 1.098로 규정타석만 채웠다면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타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 출장 수가 아쉬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일찍 시즌을 시작했던 그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종아리를 다쳐 6월 말이 돼서야 뒤늦게 복귀했고, 팀이 가을야구 경쟁에 한창이던 9월에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 와중에도 홈런 18개와 타점 57개로 활약했다.

144경기에 모두 출장했다고 가정하고 환산하면 시즌 46홈런 페이스였다.

그래서 나성범의 2024년 목표는 오로지 '부상 방지'다.
호주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현 긴 야구장에서 2차 전지훈련을 소화 중인 나성범은 24일 취재진과 만나 "목표는 '다치지 말자'다.

다치지 않고 경기에 뛰어야 기록도 나온다"면서 "작년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다쳐서 (전력에) 마이너스가 많았는데, 올해에는 지금까지 부상 선수가 많지 않아 잘 가고 있다.

이 기세를 이어가 시즌 때도 선수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종아리와 허벅지 등 하체를 다쳤던 나성범은 이 부위에 집중해서 훈련을 소화 중이다.

나성범은 "상체보다는 하체 위주로 스트레칭이나 보강 훈련을 하고 있다.

비시즌 때부터 하체 훈련에 더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신임 감독이 나성범에게 당부하는 것도 딱 하나다.

나성범은 "감독님이 볼 때마다 '아프지만 말자'고 하신다.

그걸 강조하신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타격 코치였던 이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나성범은 "코치 시절 감독님은 제가 못 치면 시간을 두고 먼저 다가오길 기다려 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하게 다가가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제는 감독과 주장으로 선수단을 함께 끌어가야 할 임무를 맡은 나성범은 "만약 선수들이 (너무 편한) 감독님에게 선을 넘는다면 이야기하겠지만, 지금까지는 문제없다.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성범은 프로 초년병 때 NC 다이노스에서 김경문 전 감독의 지도를 받아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할 것을 권유한 것도 김 전 감독이었다.

"저는 감독님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김 전 감독을 떠올린 나성범은 "처음 타자로 전향했을 때는 훈련이 많이 필요했다.

그때 김경문 감독님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저와 굉장히 잘 맞았다"고 소개했다.

올 시즌 KBO리그를 달굴 가장 뜨거운 화제는 류현진(36·한화 이글스)의 복귀다.

나성범은 "제가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류현진 선배는 다저스로 가셨다.

그래서 만나지 못했다"면서 "언젠가는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 좋은 대결 하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