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원, 민간인 신속한 진료 위해 2029년까지 출입절차 없앤다

보안대책 갖춘 뒤 영문 개방키로…수도병원 등 3곳은 이미 시행중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가는 길에는 삼엄해 보이는 출입문이 있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성남 '누리2' 시내버스가 아무런 제지나 검색 없이 수도병원 출입문을 지나 본관 정문 앞까지 들어가기도 한다.

2019년 9월부터 부대 출입 절차를 없앤 결과다.

국군의무사령부는 앞으로 예하 모든 군 병원을 수도병원처럼 복잡한 출입절차를 적용하지 않고 민간인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의무사에 따르면 군 병원은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신분증 확인, 보안 서약서 작성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민간인 환자가 편하게 찾고 신속히 진료받게 하려면 출입 절차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 '2023∼2027 군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세우며 2029년까지 의무사 예하 모든 군 병원의 영문을 개방하기로 했다. 군사기밀을 취급할 수 있는 사무실 등에는 카드키나 지문을 찍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외부인을 통제하고, CC(폐쇄회로)TV와 보안요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대책을 세운 뒤에 민간인 출입 절차를 없애는 것이다.

의무사 산하에는 국군강릉병원, 국군춘천병원, 국군홍천병원, 국군고양병원, 국군양주병원, 국군포천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수도병원, 국군대전병원, 국군대구병원, 국군함평병원, 국군구리병원 등 12곳의 군 병원이 있다.

이 중 수도병원에 이어 지난해 12월 국군대전병원이, 지난달에는 국군구리병원이 영문을 개방했다. 의무사령부 관계자는 "응급환자의 신속한 진료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출입절차를 자유화하고 있다"며 "군 장병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민간병원 의료공백이 본격화한 20일부터 군 병원 10곳의 출입 절차를 일시적으로 간소화했다.

영내 출입절차를 완전히 없앤 것은 아니지만,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고 신분증만 확인하면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안내 요원을 추가 배치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했다. 대상 병원은 의무사령부 산하 강릉·춘천·홍천·고양·양주·포천·서울지구병원과 해군 산하 해군해양의료원·해군포항병원, 공군 산하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