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스타벅스 먹느니…" 중국서 난리난 '1위 커피'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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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장서 '토종' 루이싱에 밀린 스타벅스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 루이싱 커피가 지난해 처음으로 스타벅스를 제치고 연 매출 기준 중국 1위 커피 기업에 올랐다. 론칭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가 50년 이상의 역사를 보유한 글로벌 커피 브랜드를 뛰어넘은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루이싱 커피는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분기 매출 70억6500만위안(9억8000만달러)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91.2% 급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 역시 964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연 매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루이싱 커피의 작년 매출은 248억6000만 위안(34억5000만달러)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7.3% 증가했다. 지난해 순증한 매장 수만 8034개(해외 매장 포함)로 루이싱커피는 작년 말 기준 1만624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루이싱 커피의 활약으로 스타벅스는 시장 1위 자리를 루이싱 커피에 내줬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1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냈다. 루이싱 커피보다 매출이 약 3억달러 적다. 루이싱 커피의 실적은 해외 매장까지 포함하기는 하지만, 루이싱 커피가 지난해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30여개 매장을 낸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아직은 중국 본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7년 설립된 루이싱커피는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를 무서운 속도로 뒤쫓았다.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작년 초에는 스타벅스보다 먼저 ‘매장 1만개 돌파’를 달성했다. 2분기에는 분기 매출 기준으로 스타벅스를 처음으로 앞질렀다.여기에 중국 내 소비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루이싱 커피는 스타벅스를 제칠 수 있게 됐다. 경기 둔화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중국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게 된 영향이다. 중국 현지에서 스타벅스 커피는 한 잔에 30위안(약 5500원) 이상에 판매되는 반면, 루이싱 커피는 30% 가격이 잔당 9.9위안(약 1800원)에 불과하다.
루이싱 커피는 독특한 제품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지난 9월 구이저우 마오타이와 협업해 라떼에 53도짜리 마오타이주를 가미한 ‘장향라떼’를 출시했다. 마오타이주 특유의 짭짤함을 맛볼 수 있어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한 잔에 38위안(약 7000원)으로 일반 커피의 3~4배 가격이었지만 마오타이주의 가격이 워낙 비싼 탓에 오히려 ‘젊은이들의 첫 마오타이잔’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중국 커피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갈수록 상승할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월드 커피 포털이 지난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커피 매장 수는 약 5만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싱 커피, 코티 커피 등 현지 브랜드들이 매년 수천개씩 매장을 오픈하며 중국 커피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