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ETF' 연내 나온다…어떤 종목 담기나
입력
수정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연내 출시를 추진 중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시장 전문가 등이 모여 기업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한 데 모을 예정이라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과 함께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함꼐 섞어 지수를 구성할 것"이라며 "프로그램 초반엔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 여력이 큰 기업 등을 선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수 일부 종목은 '밸류업 기대감'을 토대로 편입한다는 얘기다.
시일이 촉박한 탓에 올해는 밸류업 지수에 많은 기업이 담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처음 지수를 만들 때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한 많은 기업을 포함시키지 못할 수 있다"며 "초반엔 지수에 들어가지 못한 기업도 1년 뒤 평가를 거쳐서 추가 편입시킬 것"이라고 했다.
일본 도쿄거래소의 JPX프라임150지수는 한국 코스피에 해당하는 프라임마켓 상장사 시총 상위 500기업 중 150곳으로 구성돼 있다. ROE가 8% 이상이면서 지분스프레드 적격 기준을 충족한 기업 75곳, 일정기간 PBR이 1배 이상을 유지한 시가총액 상위기업 75곳으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지수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일본 시총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그런 예다. 기업가치 창출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지수에서 제외됐다. 일본 3대 은행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시총 3위),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14위), 미즈호 파이낸셜그룹(28위)도 빠져있다.
대신 전자기기·정보통신·제약 바이오 관련 종목 비중이 높다. 소니그룹이 5.7%, 전자기기 전문기업 키엔스가 4.2%, 일본전신전화공사(NTT)가 3.2%, 도쿄일렉트론과 히타치가 각각 2.5%, 2.4%인 식이다. 제약업체 다케다약품, 다이이치산쿄가 각각 2.4%로 뒤를 잇고 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일본이 운영하고 있는 JPX프라임150지수가 다른 지수를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는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선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며 "만일 지수 수익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기업가치 제고가 장기전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부위원장은 "밸류업 지원방안을 통해 주가가 갑자기 1000포인트 오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계속 오르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잘 하는 기업'만 아니라 '잘 할 것 같은 기업' 넣는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내에 기업가치 우수 기업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할 예정이다.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활발한 기업에 투자금이 우선 집중되도록 시장 여건을 만든다는 취지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하게 하고, 연내엔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해 일반투자자도 투자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른바 '저PBR주'라고 해서 무조건 지수에 포함되진 않을 전망이다. 당국은 이 지수에 기업가치가 이미 우수한 기업, 기업 가치가 우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함께 넣는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가 자산운용사, 기관투자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종 시뮬레이션을 돌려 종목을 추린다.금융위 관계자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과 함께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함꼐 섞어 지수를 구성할 것"이라며 "프로그램 초반엔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 여력이 큰 기업 등을 선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수 일부 종목은 '밸류업 기대감'을 토대로 편입한다는 얘기다.
'제고계획 제출=ETF 반영' 아냐…"초반엔 많이 포함하지 않을 것"
이는 지수 상승 가능성을 키우려는 한편 각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따져 지수를 구성하기엔 시간이 촉박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오는 6월께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방안 공시 가이드라인과 각종 시행세칙 등을 발표할 방침이라서다. 그 전엔 기업들이 실제적인 조치에 선뜻 나설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당국은 오는 9월 밸류업 지수를 신설하고, 연내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부터 관련 지수 출시까지 기간이 약 3개월에 그친다는 얘기다. 지수 종목 선정 과정을 고려하면 여유 기간은 더 짧아진다. 평가 요소로 공시만 활용하는 대신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추리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시일이 촉박한 탓에 올해는 밸류업 지수에 많은 기업이 담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처음 지수를 만들 때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한 많은 기업을 포함시키지 못할 수 있다"며 "초반엔 지수에 들어가지 못한 기업도 1년 뒤 평가를 거쳐서 추가 편입시킬 것"이라고 했다.
PBR·유동성·ROE 등 고려해 선정…몇 종목인지는 '미정'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총 몇 종목으로 구성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위는 첫 해엔 PBR, 자기자본이익률(ROE), 자기자본비용, PER 등을 주요 기준으로 쓴다는 방침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2년차가 될 내년부터는 기업 밸류업 우수 표창을 받은 기업을 우선 포함한다. 종목 유동성도 고려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수가 펀드 운용을 수용할 수 있게 하려면 어느정도 유동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일본은 ROE 8% 이상 기업이 절반…전자·통신·제약바이오 비중 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일부 벤치마킹한 일본의 경우엔 당국이 이미 기업 가치가 우수하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주로 담겨 있다.일본 도쿄거래소의 JPX프라임150지수는 한국 코스피에 해당하는 프라임마켓 상장사 시총 상위 500기업 중 150곳으로 구성돼 있다. ROE가 8% 이상이면서 지분스프레드 적격 기준을 충족한 기업 75곳, 일정기간 PBR이 1배 이상을 유지한 시가총액 상위기업 75곳으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지수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일본 시총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그런 예다. 기업가치 창출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지수에서 제외됐다. 일본 3대 은행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시총 3위),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14위), 미즈호 파이낸셜그룹(28위)도 빠져있다.
대신 전자기기·정보통신·제약 바이오 관련 종목 비중이 높다. 소니그룹이 5.7%, 전자기기 전문기업 키엔스가 4.2%, 일본전신전화공사(NTT)가 3.2%, 도쿄일렉트론과 히타치가 각각 2.5%, 2.4%인 식이다. 제약업체 다케다약품, 다이이치산쿄가 각각 2.4%로 뒤를 잇고 있다.
밸류업 지수, 시장 ‘아웃퍼폼’ 할 수 있을까
금융위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출시 초반부터 상승세를 크게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김소영 부위원장은 "일본이 운영하고 있는 JPX프라임150지수가 다른 지수를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는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선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며 "만일 지수 수익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기업가치 제고가 장기전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부위원장은 "밸류업 지원방안을 통해 주가가 갑자기 1000포인트 오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계속 오르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