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자 장사 은행판 흔든 '인뱅'의 신선한 메기 효과

인터넷은행에서 시작된 혁신 바람이 전 은행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 무료’를 내놓자 대형 시중은행들도 떠밀리듯 따라가기 바쁘다. 토스뱅크는 이미 매일 이자 받기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인터넷은행들은 대출 갈아타기, 모바일·인터넷뱅킹의 타행 이체 수수료 폐지 등 상품·서비스 경쟁의 메기 역할을 하면서 금융시장 ‘게임 체인저’로 성장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7년 전 인터넷은행 출범 때만 해도 디지털 금융 기반을 확고하게 다져놓은 기존 대형 은행들을 대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았고, 이런 전망은 최근까지도 유효했다. ‘땅 짚고 헤어치기’식 이자 장사로 기존 은행을 닮아가면서 기대한 경쟁과 혁신을 통한 과점 해소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미꾸라지로 전락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비대면 영업에 걸맞은 차별화한 상품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상황이 확 달라진 것이다.

시중은행의 과점으로 인한 비효율과 성과급 잔치 등 폐단이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한 인터넷은행의 역할은 크다. 그 방향은 몸집이 무겁고 보수적인 기존 시중은행의 답습이 아니라 토스뱅크 대표가 강조했듯, ‘조금 더 나은 은행이 아니라 새로운 은행의 길’이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지만 끝없는 혁신을 통해 소비자 중심의 경쟁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