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치는 러 '위성'" 크로아티아 장관 발언에 세르비아 발칵

세르비아 "내정 간섭" 항의 서한
세르비아가 25일(현지시간)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을 러시아의 '위성'이라고 주장한 크로아티아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서한을 크로아티아 정부에 전달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문제가 된 발언의 장본인은 고르단 그를리치 라드만 크로아티아 외무장관이었다.

그는 지난 24일 N1 방송에 출연해 "동시에 양쪽 의자에 앉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부치치 대통령은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중 어느 편에 설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치치 대통령을 러시아의 '위성'이라고 주장하며 "서부 발칸반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러시아의 악의적인 영향력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르비아는 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전통적인 우방 러시아와 여전히 긴밀한 관계다.

세르비아는 서방 국가들에서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따르지 않고 있다.

라드만 장관은 부치치 대통령의 이러한 모호한 행보가 서부 발칸반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우며 이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부치치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크로아티아 장관이 세르비아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을 뿐만 아니라 세르비아 국민을 모욕·위협했다"고 반격했다.

그는 "나는 누구의 하수인이 된 적이 없으며 이는 라드만 장관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세르비아 외무부는 항의 서한에서 "크로아티아 관료들이 세르비아 내정 간섭 발언을 자제하고 양국 간 화해와 선린우호 정책을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분리 독립 내전을 겪으면서 유고 연방을 대표했던 세르비아계와 무력 충돌을 벌였다.

당시의 인종 학살 문제 등으로 두 나라는 아직도 대립 관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