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가 절반을 넘긴 2060년, 노인을 위한 나라가 독립했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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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문
노인 인구 절반 달하는 30년 후 배경
연금·노인 빈곤 등 사회문제 다뤄

최근 발간된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정성문 지음, 예미)는 지금으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세상을 상상해 쓴 사회과학소설이다. 통계청이 예상키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하게 된다는 2060년이 배경이다. 소설 속 새로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고령층에 대한 연금 지급과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폐지하고 나선다. "국가는 화수분이 아니"라며 "국가가 언제까지 노인 부양의 책임을 질 순 없다"는 논리에서다.
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에 의존해 살던 노인들은 순식간에 생활이 어려워졌다. 무료 급식소에서 배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의 줄이 늘어만 갔다. 아침을 먹고 나면 바로 점심 줄을 서야만 제때 끼니를 먹을 수 있었다. 빈곤에 시달리다가 소액 절도를 저지르는 노인들과 고독사, 자살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했다.

초고령화 사회의 단면, 단면을 재치있는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결혼 30주년에 다다르면 부부에게 혼인 관계 유지 여부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혼인 정년제'가 대표적이다. 인간 수명이 채 오십도 되지 않는 시대에 만들어진 전통적인 혼인제도가 인간의 수명이 배 이상으로 늘어난 사회에선 바뀌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만들어진 제도다. 그밖에 노인의 성(性), 존엄사 등 여러 노인 문제를 다룬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