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방안, 기대와 현실 차이 커"…코스피 장중 0.7% '하락'

저PBR주 '하락'…코스닥은 보합권
밸류업 프로그램, 기업 자율성에 기대는 방향으로 추진
강제성 없자 실망한 매물 나온 것으로 분석
사진=연합뉴스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 발표된 26일 장중, 코스피는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이 기업의 자율성에 기대는 수준에서 발표되자 실망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9.88포인트(0.75%) 하락한 2647.82에 거래되고 있다. 2657.35에 개장한 지수는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후 2630~2640선에 머무르고 있다.유가증권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814억원, 62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132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시총 상위기업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1.11%), LG에너지솔루션(1%), 삼성SDI(0.9%)는 오르고 있다. 다만 KB금융(-5.78%), 삼성물산(-5.31%), 기아(-3.55%), 현대차(-2.87%) 등 PBR(주가순자산비율)주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내용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며 이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868.53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은 869.08에 개장한 후 870선을 넘나들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76억원, 14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92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오르고 있다. 알테오젠(10.75%)의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엔켐(3.89%), 셀트리온제약(1.72%), JYP엔터테인먼트(1.57%), 에코프로(0.84%), HLB(0.76%)의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8원 오른 1331.8원을 가리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세미나를 열고 장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상장사가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다만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자율적으로 준비된 기업부터 참여하며, 다양한 세제 지원책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어서 기업의 자율성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세제 혜택 방안, 공시 원칙과 내용 등 구체적인 방안은 5월 중 2차 세미나를 개최한 후 발표하기로 했다.

저PBR주의 주가가 충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언급된 후 보험, 자동차, 증권, 은행 업종은 17~33% 올랐다"며 "투자자들은 세부적인 가이드라인 제시, 세제 혜택 등이 발표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과의 간극은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간에 급등한 저PBR주의 후폭풍은 감내해야 한다"며 "배당락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더 출회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