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 편집광처럼 물건 모은다면 노인 ADHD 의심해야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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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어서도 차분해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가 남자 아이의 장애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ADHD가 있는 아이들은 의자에서 방방 뛰거나 수업을 방해하고 충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잘 잊어버리고, 체계적이지 못할뿐 아니라 주의가 산만하다. 최근에는 여성과 성인 ADHD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며 성별과 나이가 이 증상의 특징이 아님이 밝혀졌다.
나이 들면 ADHD와 헤어질 줄 알았다
캐슬린 네이도 지음
장혜인 옮김
위즈덤하우스
392쪽
2만3000원
그렇다면 노인에게서도 ADHD 증상이 나타날까? 어린 시절 ADHD 문제가 있다고 언급된 성인들이 이제 은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수명 연장과 출생률 감소가 더해지면서 2035년이면 ADHD 아동, 청소년보다 노인의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ADHD 노인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 미국에서 50여 년간 ADHD 진단과 치료를 전문으로 해온 캐슬린 네이도 박사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평생 ADHD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노인들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그는 <나이 들면 ADHD와 헤어질 줄 알았다>를 통해 노인 ADHD로 진단받은 사람들의 사례를 전한다. 그는 스트레스 관리, 결혼생활과 인간관계 대처법, 은퇴생활 준비, 약물치료 등 다양한 해결법을 전한다. 노인 ADHD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일상생활 관리, 건망증과 같은 문제가 단순히 노화 관리 인지 저하의 문제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ADHD를 진단받기에 너무 늦은 시기는 없으며, 나이 들었어도 인식하고 치료받음으로써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인 ADHD는 의욕 저하, 우울증, 치매와도 연관성이 있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물건을 과도하게 모으는 ‘저장장애’도 ADHD와 함께 온다고 전한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정돈된 환경을 만들지 못하는 노인들은 ADHD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노인 ADHD를 치료하는 방법은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부터 출발한다. 명상과 마음 챙김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매일 야외에서 자연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 과일과 채소 같은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사회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외로움에 갇히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이 책은 노인 ADHD에 관해 쓴 글이지만,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만하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