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트럭 "공기 역학 설계로 에너지 소비효율 5% 높였다"

스웨덴 시험 주행센터 가보니

"장거리 물류 운송 최적화"
미러 대신 카메라 넓은 시야각
볼보트럭 FH16, 더욱 강력한 780마력 D17 엔진 장착모델 공개. /볼보트럭 제공
지난 1일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북해의 거센 겨울 바닷바람이 항만 근처에 있는 볼보트럭 시험 주행장에도 시간당 풍속 16㎞로 강하게 불었다. 볼보트럭이 공기역학적으로 설계 제작해 최근 출시한 대형트럭 FH에어로(AERO) 운전석에 앉았다. 3㎞에 달하는 직선 주행에서 시속 60㎞ 안팎까지 가속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주행하고 있음에도 운전석에 들어오는 풍절음은 들리지 않았다.

30도 경사 주행 코스에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780마력의 강력한 엔진에서 나오는 힘이 12단 변속기를 거쳐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 올렸다. 좌·우측 대형사이드 미러를 떼어 내고 설치한 카메라는 넓은 시야각을 제공했다. 대형트럭 운전을 처음 해보는 초심자 입장에서도 S자 코너 주행을 하는 것에 부담이 없었다. 페르 에릭 볼보트럭 인터내셔널 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 담당 사장은 “볼보 FH 에어로는 개선된 공기역학 성능과 새로운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 등으로 에너지 소비 효율을 5% 이상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공기저항 줄여 장거리 최적화

볼보트럭은 1928년 설립된 세계 최대 상용 트럭 제조사다. 볼보그룹 계열사로 트럭 부문 매출은 지난해 47조원에 달한다. 24만6000대를 전 세계에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1700대가 팔렸다. 수입 트럭 국내 판매 1위다. 볼보트럭은 이날 FH에어로 외에 △780마력 디젤엔진 D17 △도심 주행용 전기트럭 FM 로우엔트리 등을 함께 공개했다.

FH에어로는 공기역학적 설계가 특징이다. 평평했던 전면부 하단을 앞으로 24㎝ 뽑아냈다. 유선형 차체를 따라 공기가 흐르게 했다. 각져 있던 트럭 앞쪽 모서리도 둥글게 만들었다. 좌·우측 대형 사이드미러는 떼어내고 37.5㎝ 길이의 짧고 얇은 날개 모양 카메라를 장착했다. 역시 공기 저항을 줄이며 넓고 안정적인 시야를 확보했다.

장거리 주행을 주로 하는 트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공기 저항을 줄이는 것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산들바람 정도에 해당하는 시간당 풍속 9㎞에서 시속 90㎞로 주행하는 트럭은 바람이 없는 날씨에서 같은 속도로 주행하는 것보다 4배 더 많은 공기저항을 받는다.
페르 에릭 볼보트럭 인터내셔널 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 담당 사장. /김진원 기자
에릭 사장은 “장거리 트럭 운행에서 공기 저항에 따른 에너지 손실은 최소 30%에 달한다”며 “볼보 FH에어로는 공기역학적 개선사항으로 장거리 물류 운송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780마력 최강 엔진 탑재

볼보트럭 780마력 D17 엔진 /볼보트럭 제공
볼보트럭은 이날 새로운 디젤엔진 D17도 공개했다. 대표 트럭 모델 FH16에 장착될 D17 엔진은 최대 780마력에 달한다. 현존 상용 트럭 엔진 중 최대 출력이다. 에릭 사장은 “고객들은 최대 적재하중 상태에서 가파른 경사면을 오를 때 낮은 출력에 따른 제약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엔진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새로운 볼보트럭 엔진에는 신형 연료분사 및 터보 시스템이 장착됐다. 실린더 압력을 높여 엔진 반응성과 연비를 낮추고 출력을 향상했다는 게 볼보트럭 측의 설명이다. 우수한 엔진 성능으로 저속 및 고속 주행에서도 엔진브레이크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 브레이크 마모가 줄고 내리막길에서 더욱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볼보트럭은 전기 구동을 위해 개발된 트럭 FM 로우엔트리도 공개했다. FM 로우엔트리는 2019년부터 전기트럭을 생산한 볼보트럭이 새로 개발한 도심형 특화 모델이다. 운전석이 있는 트럭 캐빈의 높이를 낮춰 운전자의 트럭 승하차가 쉬워졌다. 새벽 도심을 운행하며 운전자 등이 승하차를 반복해야 하는 청소용 차량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유럽과 한국 등에서 먼저 선보인다. 에릭 사장은 “신형 모델에는 새로운 기술과 기능을 다수 적용하며 연료 및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최고 수준의 안전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예테보리=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