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기후동행카드' 놓고 신경전 고조

서울시 월 6만원 대중교통 정기권
"도가 지원 안해 시·군 참여율 낮아"
경기 "5월 출시 경기패스에 집중"
서울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 ‘기후동행카드’(사진) 사업 참여를 두고 서울시와 경기도 간 갈등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시, 경기 김포시·군포시·과천시 등을 기후동행카드 사용지역에 포함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개별적으로 맺고 있다. 해당 경기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서울시는 시·군이 부담하게 될 운송부담금, 시스템 구축비 등을 경기도가 일부 지원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기도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의에 참석해 “경기도가 관내 기초지자체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날 김상수 경기도 교통국장은 “오 시장이 경기도가 도와주지 않아 각 시·군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했다”며 반발했다.서울시는 월 6만원대 무제한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경기도는 도민에게 교통비 20~53%를 환급해주는 ‘더 경기패스’로 정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각 지역 정책으로 선택지를 주기로 해놓고 이제 와서 또 경기도를 끌어들여 불쾌하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경기도는 오는 5월 출시되는 더 경기패스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인근 지자체들의 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지만 관건은 재원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환승, 할인 혜택 적용 등으로 발생하는 운송손실금의 최대 60%를 분담하는 대신 나머지 40%는 경기도와 각 시·군이 나눠서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기도는 단 1원도 지원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처럼 버스 준공영제가 아직 뿌리 내리지 않은 경기도는 비용을 나누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엄기만 경기도 광역교통정책과장은 “시·군별로 광역버스 운행거리가 달라 기후동행카드 요금을 다 다르게 책정해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더 경기패스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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