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내려놓는 데 이렇게 용기 필요할 줄이야"

'트로트 황제' 나훈아 은퇴 시사
가수 나훈아가 공연하는 모습. 예아라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77)가 데뷔 58년 만에 ‘마지막 콘서트’ 계획을 발표하며 사실상 가요계 은퇴를 시사했다.

나훈아는 27일 소속사를 통해 공개한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고 적었다. 그는 편지 끝에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면서’라는 문구를 추가해 이번 공연이 그의 마지막 무대임을 내비쳤다.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무시로’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임 그리워’ ‘강촌에 살고 싶네’ ‘물레방아 도는데’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 사랑받았다. 부산 출신인 그는 초등학교 시절 시 교육위원회 개최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어릴 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

가수의 꿈을 안고 상경한 뒤 여러 작곡가 사무실을 전전하다가 취입 예정인 가수를 대신해 노래하며 기회를 잡았다.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을 마친 뒤 2007년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취소하면서 건강 이상설 등 각종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10여 년의 공백 기간 뒤 2017년 새 앨범 ‘드림 어게인’을 선보여 건재함을 과시했다. 같은 해 11월 컴백 공연을 펼친 뒤로는 매해 신보를 발매하거나 콘서트를 열면서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2020년 추석 연휴 공연인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테스형!’을 불러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나훈아의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는 오는 4~7월 인천, 청주, 울산, 창원 등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