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사들 반발에도…아주·단국·부산대, 최대 110명 증원 신청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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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4일 수요조사 기한…주요 대학 "당초 예정대로 요청"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대학이 지난해 제출한 의대 정원 수요조사 규모대로 교육부에 증원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국 40개 의대의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최저 2151명, 최대 2847명이었다. 일부 대학이 당초대로 증원을 요청할 경우 막판 고민 중인 다른 대학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0개 대학 수요 조사선
"최대 2847명 정원 확대 가능"
'교육 어렵다'던 반대측 명분 무색
교육부 "정원 확정해야 입시 가능
3월까지 인원 배분 마무리할 것"
단국대 등 “당초 증원 수요 신청”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다음달 4일 기한인 의대 정원 수요조사에서 지난해 11월 제출한 규모대로 신청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등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대학 측에서는 의사 정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현재 정원이 40명인 아주대는 지난 조사에서 110명 늘린 15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아주대는 다음달 초 최종 조사에서도 같은 숫자를 제시할 예정이다. 천안 단국대 의대(현재 정원 40명)는 작년 80~100명 증원을 희망했으며 당초대로 증원을 신청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 정원이 125명인 부산대는 25명 증원해 총 150명 규모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정원이 93명인 원광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내부 논의 중이지만,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 지방대 의대 관계자는 “지난번 수요와 역량에 대한 조사를 이미 마쳤고, 학교로선 묶여 있던 대학 정원을 늘릴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수치를 줄여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난 22일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올해부터 수용 가능한 의대 정원을 다음달 4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각 대학에서 당초 제출한 인원보다 적은 수를 써낼 경우 해당 대학의 정원을 억지로 늘리는 게 어렵다. 하지만 당초 증원 인원을 유지할 경우 일부 의대 학장의 ‘교육 여건상 어렵다’는 반대 논리가 무색해지게 된다. 교육부는 “작년 말 수요조사에서 2200명 이상이 접수됐기 때문에 이번 접수에서도 2000명 이상 수요가 신청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 “대학 수요, 증원 규모 근거 안 돼”
다만 의대 학장들은 대학본부와 입장이 달라 최종 결정 과정에서 대학 안팎으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 등으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연간 350명 정도 확대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KAMC 측은 “대학별 정원 수요조사 기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개별 학교의 판단에 맡길 경우 대학들이 기존과 동일한 수준으로 증원을 신청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장철훈 부산대 의대 학장은 “정부가 대학들이 적어낸 수치를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하는 근거로 이용하는 것은 순서가 뒤집힌 것”이라며 “증원 규모를 정부에서 먼저 산정한 뒤 각 대학에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교육부는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해 각 대학이 수용 가능한 인원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내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많아 4월 전 정원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3월 내로 정원 배분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라며 의대 학장들의 수요조사 기한 연장 요구를 거부했다. 당장 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면 기간 연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아무리 늦어도 수시 모집 전인 5월 말까지 홈페이지에 입시 요강을 게시해야 한다.
수요조사에 무리한 수치를 적어낸 학교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서울 주요 대학 총장은 “통상 정부에서 예산, 인력 등을 배분할 때 각 학교가 신청한 것보다 더 적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부풀려 써야 한다’고 학습된 사례가 많다”며 “특히 지방대 미니 의대에서는 단기간에 학생을 몇 배씩 늘려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