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마다…李, 당보다 방탄조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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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패배 후 곧바로 당 대표 출마“돌이켜보면 기존의 정치 상식으론 설명이 안 되지만, 이재명의 시각에서는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선택들이었다.”더불어민주당 한 인사는 27일 이같이 말했다. “대선까지 나섰던 야권의 대표적 리더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당보다 본인의 이익을 앞세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2년 3월 대선 이후 이 대표의 선택을 늘어놓고 보면 일관된 흐름이 읽힌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대선 패배 직후 이 대표는 민주당 당권 장악에 나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민주당계 지도자들이 대선 패배 후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가지며 정치 일선에선 물러난 것과 대비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2년 대선에 패배하고 3년이 지나서야 당 대표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2022년 5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7월 당 대표 선거에 나섰다. “의원직을 달고 국회 다수당 대표를 맡아 검찰 수사를 피해 가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여당에서 나왔다.
이후 체포동의안 부결 끌어내
당내 "늘 본인 이익 따라 판단"
이는 이듬해 현실화됐다. 2023년 2월 체포동의안이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1년 전 대선에서 이 대표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키지 않았다.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민주당에서도 30명 이상이 찬성이나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이 대표는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체포동의안이 또다시 상정되면 검찰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이 대표는 또 약속을 뒤집었고, 이번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본격화된 올 2월부터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 늘리기에 전력하고 있다. 녹색정의당 등 다른 야권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도 강하게 반대했던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반윤석열 연대’라는 명분을 앞세워 도입하기로 했다. 지역구에선 비명(비이재명)계를 공천 배제하거나 경선으로 내몰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