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지사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베이밸리, 농촌 구조개혁 위해 역량 집중"
입력
수정
지면B3
인터뷰 - 김태흠 충남지사충청남도는 민선 8기 ‘힘쎈충남’을 슬로건으로 지난해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작년 국비 9조원에 이어 올해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외 145개 기업으로부터 18조7039억원의 투자도 끌어냈다. 민선 7기 4년간 투자유치액 14조5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역동적인 충남을 이끄는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국가산업단지 지정, 무기발광디스플레이 육성 등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신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국비 10조원 확보하고
국내외 145개 기업 투자 유치
비수도권 최대 국가산단 지정
100년 내다보며 첨단산업 육성
청년농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국립의대 신설·이민청 유치
서산공항·경찰병원 다시 추진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이 궁금합니다.
“농업·농촌의 구조개혁, 탄소중립경제 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 저출산 대책,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천안·아산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거점, 서산·태안·보령 등 서해안권은 국제해양레저관광벨트, 홍성·예산은 혁신도시, 공주·부여는 백제의 고도(古都), 논산 등 남부권은 국방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겠습니다. 도정의 당면 과제인 공공기관 이전,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이민청 유치, 공주대 신설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1호 공약인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충남과 경기를 아우르는 아산만 일대를 최첨단 제조산업 메카이자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충남 천안·아산·당진·서산시와 경기 평택·안성·화성·오산시는 인구 330만 명, 기업 23만 개, 대학 34개, 지역내총생산(GRDP) 204조원에 달합니다. 경기도와 천안~아산~평택 순환철도 건설, 연접지역 최첨단 산업벨트 조성, 대중국 수출 전진기지 육성, 해안 지역 K-골드코스트 발전, 수소에너지 융복합산업 벨트를 구축하겠습니다. 충남 자체 사업인 아산항 개발과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농업·농촌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웠습니까.
“농업에서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려고 합니다. 임기 내 826만㎡ 이상의 스마트팜을 조성해 청년 농업인 3000명을 정착시키고, 9000명의 청년농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돈이 없어도 열정만 있으면 토지 확보부터 교육·금융·시공·유통까지 원스톱 지원하는 체계도 구축하겠습니다. ‘고령 은퇴농 연금제’를 보완하고, ha당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하는 연간 480만∼600만원에 더해 350만∼500만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입니다.”▷도청 이전 12년이 지나도 내포신도시 발전이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내포신도시는 2020년 인구 10만 명을 목표로 조성된 계획도시입니다. 현재 3만6000명에서 올해 5만 명, 2030년까지 10만 명 달성을 이루겠습니다. 내포신도시 발전을 위해 정부에 수도권 대형 공공기관 우선 배정을 요구했습니다. 한국환경관리공단 등 44개 중점 유치 공공기관을 선정하고, 기관들이 바로 입주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합동 임대청사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3000억원을 투입해 18개 기관 6300명이 수용 가능한 규모입니다.”
▷충남에 국립의대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충남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OECD 국가 평균 3.7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2.2명, 충남은 1.5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입니다. 지방에서는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연간 수백만 명이 지역 의료공백으로 수도권 원정 치료를 나서고 있는 절박한 실정입니다. 국립의대와 국립대병원이 모두 없는 지역은 충남과 경북이 유일합니다. 의료 낙후 지역인 충남에 국립의대를 먼저 신설하고, 나머지 정원을 지역마다 안배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민청 유치전에 나섰습니다. 왜 충남에 자리해야 하나요.
“충남 천안·아산 지역은 이민청 설립의 최적지입니다. 충남은 외국인 주민 수 비수도권 1위(13만6000명), 외국인 비율 전국 1위(6.2%)를 차지합니다. 국가기관이 전무한 충남에 이민청을 유치해야 진정한 지방시대를 실현하게 됩니다. KTX 천안아산역·경부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로 다른 지역과의 연계·교류에 강점이 있고, 외국인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한 곳입니다. 천안·아산은 외국인에게 다양한 교육·훈련과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국 대학 수 1위(12개), 뿌리산업 단지가 분포해 있습니다.”
▷서산공항·경찰병원 분원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입니까.“서산공항은 예타와 상관없이 원래 계획대로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합니다. 애초 500억원 이상 사업으로 예타를 추진한 것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예타 없이 가능하도록 500억원 미만 사업으로 재추진합니다. 터미널과 격납고 등 부대시설만 구축하면 개항이 가능합니다. 사업비는 484억원으로 조정해 지난해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했고 설계비 예산 10억원을 확보했습니다. 경찰병원 분원은 예타 면제에서 아쉽게도 탈락했지만 예타 추진에 기획재정부가 동의한 만큼 계획대로 추진합니다. 전국 최하위인 충남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겠습니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