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항공 등 전략산업 육성…대한민국 산업지도 바꾼다

지방소멸 극복…신성장 동력 확보

경기, 반도체·미래차·바이오 집중
충남, ICT융복합 스마트 농업 선도

강원, 첨단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로
광주, 미래차 산단·복합쇼핑몰 3종

대구, 수성알파시티 디지털 중심지로
경북, 배터리클러스터·수소연료단지

부산, 전력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
경남,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 구축
전국 최고의 디지털 혁신 거점으로 주목 받는 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대구시 제공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미래 전략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을 막고, 지방시대를 이끌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경기는 반도체·바이오, 충남은 베이밸리 메가시티·스마트팜, 광주는 인공지능(AI), 대구·경북·포항은 로봇·도심항공교통(UAM)·2차전지, 부산·경남은 전력반도체·우주항공 분야를 주요 전략산업으로 정하고, 대한민국의 경제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경기·충청 반도체·미래차·바이오 육성

경기도는 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3대 전략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했다. 도는 올해 164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테스트베드를 조성한다. 내년까지 광명·화성·평택 등 경기 서·남부 제조단지와 판교 테크노밸리를 연계하고, ‘K-미래 차 밸리 연계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스마트 모빌리티 실증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충청남도는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농업·농촌의 구조 개혁 △국가 탄소중립경제 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 △지역 특색을 살린 권역별 발전 등을 내놨다. 농업·농촌 구조 개혁을 위해선 스마트팜 청년농업인 유입, 고령은퇴농 연금제, 충남형 농촌리브투게더 건설 등 정주여건 개선,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스마트 축산단지 구축 등 새로운 농업 선도모델 육성 전략을 제시했다.

대전시는 ‘산업단지 500만 평+α’ 조성과 대덕연구개발특구 고도화에 행정력을 모을 방침이다. 제2문화예술복합단지와 보문산 일대를 보물산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대전의료원 설립과 대전역 일원 복합 개발도 가시화된다.

강원도는 ‘첨단전략산업 중심의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실현’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도는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호남권 미래 먹거리 ‘미래차·AI’ 선정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지정된 330만㎡ 규모의 미래차국가산업단지를 주변 산단과 묶어 ‘미래차 선순환 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자동차 부품업체가 모인 진곡산단에서 생산한 부품을 빛그린산단에서 인증한 뒤 미래차산단에서 실증하는 구조다. 미래차 소재·부품·장비추진단도 운영해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에 나선다.

시는 AI 거점도시 2단계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국가AI데이터센터를 개관했고, 올해까지 국내 유일의 AI 집적단지를 준공한다. 2단계로 총사업비 6000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 시설을 활용해 시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증사업을 펼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시는 ‘꿀잼도시’의 밑그림이 될 ‘복합쇼핑몰 3종 세트’도 완성해 나가기로 했다. 복합쇼핑몰 3종 세트는 △신세계백화점 확장(광주종합터미널 복합화) △어등산관광단지 조성(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더현대 광주) 등이다.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해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를 통해 지역거점 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영호남 산업벨트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대구·경북·포항 배터리·로봇·UAM 주력

대구시는 14년 만에 유치한 330만㎡(약 100만 평) 규모의 달성군 제2국가산단을 시작으로 군위군 신공항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남북 경제 발전 축을 만들고 있다. 대구 경제는 쇠퇴한 섬유산업에 머물러 있던 ‘컬러풀 대구’에서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반도체, 로봇, UAM, 헬스케어 등 5대 신산업 ‘파워풀 대구’로 변신 중이다. 시는 수성알파시티를 제2의 판교 테크노밸리에 버금가는 ABB 디지털 중심지로 바꿔 디지털산업의 남방한계선을 판교에서 대구로 끌어내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지난 1년6개월 사이 28개 기업이 5대 신산업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지난 10년의 1.7배에 달하는 8조136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반도체와 2차전지 전략산업 특화단지로 동시에 지정되면서 포항의 철강산업과 구미의 전자산업으로 반세기를 이어온 경북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구미시는 반도체 소재 부품 기술 자립화, 소재·부품·장비기업 유치, 포항시는 2030년까지 2차전지 양극재 100만t 생산, 매출 7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 경북은 지난해 경주 소형모듈원자로(SMR), 울진 원자력 수소 산단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동해안 권역을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중심으로 성장시킬 발판을 마련했다. 포항 수소연료전지발전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1918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 사업도 통과했다. 블루밸리 산단을 중심으로 국내 최대 수소연료전지 기업 단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부산·경남 전력반도체·우주항공 분야 전력

부산은 부산테크노파크를 주축으로 성능평가·기술 인증·기업 지원을 넘어 2차전지·전력반도체 등 지역 주력 산업 생태계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섬유와 조선기자재 등 뿌리산업과 제조업이 밀집한 부산 사하구 신평·장림산단은 첨단 업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하구는 스마트공장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등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ICT 중심의 기업 유치전에 들어갔다. 사하구에는 14개에 달하는 지식산업센터가 건립을 앞두고 있다.

경상남도는 남해안권 관광개발청 신설을 추진하고,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를 구축해 세계적인 명품 관광지로 만들기로 했다. 우주항공청 개청,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 조성에 따른 투자 유치에도 매진한다. 또 우주항공청과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 7대 우주 강국에 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방산수출지원단을 운영해 방위산업 매출 10조8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원자력산업 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하는 등 원전산업 생태계도 강화한다.

강태우 기자/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