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흑자'에도 웃지 못한 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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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 적자 전환 불가피"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3년 연속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명목임금 상승, 국민의 외래·입원 일수 감소 등으로 건보 수입이 지출을 초과한 결과다.
임금 상승·의료이용 감소 영향
국고지원 11조 빼면 7조 적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8일 지난해 건보 수입이 94조9000억원, 지출이 90조8000억원으로 4조1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2조8000억원, 2022년 3조6000억원에 이은 3년 연속 흑자다. 흑자가 지속되면서 2020년 17조4000억원 수준이던 적립금이 3년 만에 28조원으로 늘었다.수입이 지출보다 더 큰 증가폭을 보이며 재정수지가 개선됐다. 지난해 건보 수입은 약 6조1000억원, 지출은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고물가, 고금리 국면이 건강보험 수입을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됐다. 직장인의 명목임금 증가로 직장 가입자의 보수월액이 4.7% 높아지면서 늘어난 보험료 수입만 6000억원에 달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평소 연 1%대에 머무르던 적립금 운용 수익률도 지난해 연 5%를 기록하며 1조원의 수익을 냈다.
지출은 애초 예상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 대비 지출 증가율은 2022년 9.6%에서 2023년 6.6%로 둔화했다. 2022년 11.6%에 달한 비(非)중증 입·내원 일수 증가율이 지난해 3%로 떨어지고, 의원급 이하 외래 내원 일수 증가율도 같은 기간 17.2%에서 6.7%로 내려가는 등 국민의 의료 이용이 대체로 줄어들면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손 씻기, 마스크 쓰기와 같은 국민의 개인위생 관리가 강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흑자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은 적자 전환이 예고된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초 발표한 건강보험 종합운영계획에 따르면 건보 재정은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한 뒤 점점 재정이 악화해 2028년엔 적자 규모가 1조6000억원으로 커진다. 지난해조차도 11조원에 달하는 국고 지원을 뺀 순수 보험료 수지는 적자 규모가 7조원에 달했다.건보공단 관계자는 “3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 상황이지만 경제 불확실성 및 고령화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