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켓제조사 회장도 전인대서 축출…비리 연관성 주목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로켓군을 포함한 군수산업 분야의 고위직들이 잇따라 자격을 박탈당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중국의 주요 로켓 개발·제조 업체인 중국항천삼강그룹의 펑제훙(馮杰鴻) 회장이 인민대표대회 대표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후베이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가 펑제훙의 제14기 전인대 대표 직무 사직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중국우주과학공업집단공사(CASIC) 산하로 우주선, 로켓, 전략·전술 미사일 시스템은 물론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과 군수용 장비를 개발하고 제조한다.

구체적인 낙마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민해방군에서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을 겨냥한 반부패 조사와의 연관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인대 상무위가 발표한 명단에는 군 인사 가운데 반부패 캠페인 속에 낙마한 리즈중(李志忠) 전 인민해방군 중부전구 부사령원(육군 장비발전부장 역임)도 포함됐으며 전체적으로는 작년 7월 해임된 친강 전 외교부장(외교장관) 등 총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작년 10월 해임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국방장관)의 전인대 대표직 박탈 여부는 발표되지 않았다.

전인대 상무위는 지난해 말에도 장전중(張振中)과 장위린(張育林), 라오원민(饒文敏), 쥐신춘(鞠新春), 딩라이항(丁來杭), 뤼훙(呂宏), 리위차오(李玉超), 리촨광(李傳廣), 저우야닝(周亞寧) 등 9명을 전인대 대표 직무에서 파면했다. 이들 9명은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 발전부와 해군, 공군, 로켓군 소속 전인대 대표였는데 전략 미사일·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과 장비 발전(조달) 부문에 집중됐다.

이에 앞서 전인대와 함께 양회의 한 축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도 국방 분야 고위관리가 줄줄이 낙마했다.

작년 12월 27일 정협은 왕후닝 정협 주석 주재로 제14기 전국위원회 제12차 주석 회의를 열고 류스촨 중국병기공업집단 이사장, 우옌성 중국항천과기집단 이사장, 왕창칭 중국항천과공집단 부총경리를 정협 위원에서 파면했다. 정협은 지난달에는 왕샤오쥔 운반로켓기술연구원장에 대한 위원 자격을 박탈했으며 왕 원장은 연구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SCMP는 "중국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감독하는 인민해방군 로켓군 고위 관리들을 반부패 사정의 표적으로 삼아 왔다"며 펑 회장 등의 낙마가 사정 드라이브와 관련됐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