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사회 독립성 의구심"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지적
"사외이사 재추천 따져보겠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를 향해 재차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해외 호화 출장’ 논란에 대해 이사회가 충분한 설명 없이 임기를 이어갔다는 이유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제동에 나선 모습이다.

김 이사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활동이 과연 독립적이었는지, 이해충돌은 없었는지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의 의구심에 대해 충분한 설명 없이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기존 사외이사 후보를 재추천했다”며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만한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이사장의 발언은 다음달 열리는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 재선임안이 상정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후보추천위는 현 사외이사인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전 환경부 장관)과 권태균 전 조달청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해외 호화 이사회’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전원은 호화 출장 논란과 업무상 배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외유성 출장을 두고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임기를 이어갔다는 점을 김 이사장이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유 분산 기업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이사를 선임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항상 같은 생각을 갖고 원칙을 말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말 포스코홀딩스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임 방식 개편이 ‘보여주기식’에 그쳤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가 회장 선임 절차를 일부 손봤지만 주주 시각에서 봤을 때 부족하다는 것이다.김 이사장이 재차 개입에 나서면서 향후 의결권 행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이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9일 기준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이 유일하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낸 반대 목소리는 주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소액 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 내정자는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는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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