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챗GPT' 창업자 "오픈AI·구글과 경쟁 자신"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 출시
"영미권 중심서 벗어나 유럽 언어 고집…가격도 저렴"
"AI가 자율적이 되거나 인류 파괴한다는 두려움 전혀 없어"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 AI가 미국의 거대 AI 개발업체 오픈AI와 구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년도 채 안 된 이 신생 기업은 영미권 모델에 맞서 가성비 높은 유럽형 AI 모델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스트랄의 공동 창업자 아르튀르 멘슈(31)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오픈AI나 구글과 경쟁할 수 있다"며 자신했다.

프랑스 공학 계열 명문 그랑제콜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와 고등사범학교인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를 졸업하고 구글 AI 부서에서 일하던 멘슈는 미래가 탄탄히 보장된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4월 공대 친구 두 명과 미스트랄을 창립했다. 미스트랄은 남프랑스에서 지중해 쪽으로 부는 바람을 뜻하는 말로, AI 업계에 프랑스발 새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는 "미국 대기업을 떠나 미스트랄을 설립한 이유는 독립적인 유럽 플레이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멘슈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유럽에 빅테크 기업이 없는 게 항상 아쉬웠다"며 "지금이 그렇게 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직원 34명에 자본금은 5억 유로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멘슈는 그러나 이들과의 경쟁에 자신 있다면서 "우리의 강점은 민첩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텍스트 생성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소규모 팀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미스트랄은 9개월간의 연구 끝에 26일 오픈AI의 GPT-4에 가까운 성능의 거대 언어 모델(LLM)인 미스트랄 라지(Large)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미스트랄 라지를 바탕으로 만든 챗봇 르 챗(Le Chat)도 출시했다.

멘슈는 자체 개발한 라지가 특정 부문에서는 구글의 제미나이나 메타의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자랑한다.

특히 "가격 대비 최고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미스트랄 라지는 GPT-4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적인 다양성도 강조했다.

멘슈는 "현재 제공되는 생성형 AI는 영미권 중심인 반면, 우리는 유럽 언어를 고집해 왔다"고 말했다.

미스트랄은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데 개발의 초점을 맞췄다.

문화적 맥락도 파악이 가능하다고 평가된다.
미스트랄은 최근 오픈AI 지분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다년간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MS는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에 미스트랄의 챗봇 모델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멘슈는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우리 모델의 배포 범위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첫 단계이며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MS에 대한 종속 우려에는 "미스트랄은 설립자들이 지분 과반을 소유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경영권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전체적으로 미스트랄 지분의 75% 이상은 유럽인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출판 및 언론계의 콘텐츠 제공업체와 논의를 시작했다"며 "가치 공유 메커니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AI 기술 발전이 핵폭탄이나 바이러스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위험론도 일축했다.

그는 "AI는 지식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기술 혁명"이라며 "AI가 국가 안보를 침해한다거나 허위 정보를 양산한다는 증거는 없다.

이런 논쟁은 공상 과학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인간에게 유용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이 자율적으로 되거나 인류를 파괴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