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한국 잡는다"…美 신형 SUV 타보니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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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노틸러스 타보니
4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탑재
주행 성능 및 음향 훌륭
사이드미러 평면 거울 불편
포드의 고급 브랜드 링컨이 국내 판매 부진을 극복할 카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노틸러스의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을 꺼냈다. 브랜드 핵심 컨셉인 '고요한 비행'에 부합하는 안락한 승차감을 내세워 패밀리카 시장을 공략한다. 경쟁 수입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은 충분한 경쟁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최근 신형 노틸러스를 타고 서울 도심과 경기도 일대 약 140km 구간을 주행해봤다.차체 크기는 이전 모델보다 더 커졌다. 전장 4910mm, 전고 1735mm, 전폭 1950mm로 각각 85㎜, 35㎜, 15㎜ 더 길어졌다. 휠베이스는 2900mm로 제네시스 GV80(전장 4940mm, 전고 1715mm, 전폭 1975mm 휠베이스 2955mm)과 비슷하다.신형 노틸러스는 내·외관 곳곳이 달라졌고, 링컨의 독특한 디자인 요소들이 적용됐다. 첫 번째로 이전 세대보다 더 넓어진 그릴이다. 자동차 업계는 신형 모델 출시에 맞춰 그릴 크기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신형 노틸러스도 이전 세대보다 넓은 그릴 적용으로 앞에서 보는 차체 크기가 실제보다 더욱 커 보인다.두 번째로 도어 핸들이다. 창문 바로 아래 위치한 도어 핸들은 보닛에서 이어진 라인을 따라 볼록 튀어나와 있다. 멀리서 보면 도어 핸들이 어디에 있나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체감이 좋다.실내 공간에서 독특한 요소를 더 찾아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대형 디스플레이다. 차량 양 측면을 가로지르는 48인치 디스플레이는 시동을 켜는 동시에 화려한 영상으로 가득 채운다. 화면 정중앙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계기판 정보를, 오른쪽에는 사용자가 설정한 정보를 나타낸다.오른쪽 화면 정보는 현재시간, 미디어, 트립컴퓨터, 타이어 공기압, 연비 등 중앙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쉽게 변경할 수 있다. 전면 유리창 너비 정도로 긴 대형화면인 데 반해 사용할 수 있는 정보는 부족했다. 전면 디스플레이를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핸들(스티어링 휠) 모양은 위아래가 깎인 타원형이다.이번엔 변속 버튼이다. 마치 피아노 건반처럼 생겼다. 가로 배치된 구성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수납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처음에는 비교적 큰 버튼을 보고 잘못 누를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주차장에서 차를 앞뒤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고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가장 큰 단점은 사이드미러다. 국내 운전자들은 양쪽 모두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볼록 거울 방식에 익숙하다. 노틸러스 왼쪽 사이드미러는 평면거울이다. 실제 거리를 가늠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넓은 시야 확보가 어렵다. 차선 변경 시 어깨 뒤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숄더 체크까지 해도 안심하기 어려웠다. 운전석 쪽에 위치한 사이드미러는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는 미국법에 따라 적용됐지만, 국내 소비자 성향에 맞게 변경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신형 노틸러스에는 2.0L GT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대 출력 252마력 최대 토크 3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중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노면 소음과 바람 소리 등 외부 소음 유입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속도를 올려도 마찬가지였다. 도로 곳곳 패인 구간을 지날 때도 노면에서 받는 충격을 흡수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했다. 노틸러스에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탑재돼 있다. 12개 센서가 차량의 움직임과 가속, 제동 등을 모니터링해 안정적인 승차감에 기여한다.신형 노틸러스에는 탑승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사양이 적용됐다.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 △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기능(레인 센터링 어시스트)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등을 포함한 링컨 코-파일럿 360 탑재로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 시스템은 콘서트장에 온 듯한 음향을 제공했다.전반적으로 신형 노틸러스는 안락한 승차감과 풍부한 음향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도로 곳곳에 깊게 패인 포트홀이 많아졌는데 이를 넘을 때 충격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사이드미러 한국화 등 국내 소비자 공략을 위해 시장에 맞는 옵션 변경은 꼭 필요해 보인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