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컷오프, 도대체 어떤 판단인가"…홍익표의 작심 발언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내 사령탑이자 당내 2인자인 홍익표 원내대표가 '원조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의원 컷오프(공천배제)에 "매우 부적절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총선 공천을 놓고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이 사퇴하는 등 민주당 지도부 내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1일 MBC 라디오에 나와 홍 의원 컷오프에 대해 "정말 아쉽게 생각한다"며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홍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하고, 홍 의원을 배제한 채 친명 비례대표인 이동주 의원과 영입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2인 경선을 결정했다. 홍 의원이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돼 경선 득표에 30% 페널티를 받는데도, 경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홍 의원은 탈당을 시사한 상태다. 홍 원내대표는 이런 점을 언급하며 "홍 의원이 '경선만 하면 탈당까지는 생각 안 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이걸 컷오프시켰다"며 "도대체 어떤 정무적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작심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가 홍 의원의 이같은 입장을 전략공관위 측에 전달했는데도 받아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전략공관위가 홍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표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 지역(인천 부평을) 사정과 당의 여러 측면을 고려해 그런 판단과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여러가지 측면'이 무엇인지를 묻은 질문에 대해서는 "여기서 공식적으로 브리핑을 할 수 있겠나. 이해해달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경선 여론조사업체 선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었다. 당내 경선 여론조사 수행 업체 선정이 끝난 후 특정 업체가 포함된 데 대해 공정성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이재명 대표에게 전달했다. 해당 업체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의 용역을 수행한 업체다. 비명(비이재명)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정체불명 여론조사'를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당내 누군가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당직자에게 해당 업체를 추가 선정할 것을 지시했고, 이 당직자는 정필모 당시 선관위원장에게 추가 선정 사유 등을 보고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업체 선정과정에 대해 허위보고를 받았다"고 폭로하며 사퇴했다. 당직자에게 해당 업체를 추가 선정하라고 얘기한 인사가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