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하남갑 공천…'86 핵심' 이인영은 구로갑

민주당 추가 공천 발표

'복당' 이언주, 텃밭 용인서 3파전
박지원·정동영, 현역과 맞대결
전해철, '혐오발언' 양문석과 경선

공천 파동, 투톱 갈등으로 번져
홍익표 "홍영표 컷오프 부적절"
이재명은 "공관위 잘하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전략 공천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 출신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핵심인 이인영 의원은 서울 구로갑에서 공천받았다.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갈등을 빚고 탈당했다가 이재명 대표의 권유로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은 텃밭인 경기 용인정에서 ‘찐명(진짜 친명)’ 인사 등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野 현역’ 지역구 간 여전사 3인방

민주당은 1일 이 같은 내용의 추가 공천을 발표했다. 추 전 장관을 전략 공천한 하남갑은 기존 지역구가 갑·을로 분구되면서 생긴 지역구다. 하남은 불출마를 선언한 최종윤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하남갑은 도·농복합 지역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 지지세가 우세했다. 미사 신도시 등이 포함된 하남을은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민주당은 추 전 장관을 서울 중·성동갑이나 동작을에 투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본선 경쟁력 등을 고려해 하남갑으로 결정했다. 중·성동갑 국민의힘 후보는 윤희숙 전 의원이고, 동작을은 나경원 전 의원이다. 국민의힘에서 하남은 윤석열 대통령 수행비서 출신인 이용 의원(비례대표)이 뛰고 있다.

관심을 모았던 이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 지역구인 용인정에서 경선 기회를 얻었다. 경쟁자는 친명(친이재명) 인사인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박성민 전 최고위원이다.운동권 대표 주자인 4선의 이 의원은 구로갑에 단수 공천됐다. YTN 앵커 출신인 호준석 국민의힘 후보와 본선을 치른다. 이 의원과 같은 친문 운동권 출신인 전해철 의원은 “수박(비명계를 지칭) 뿌리를 뽑겠다”며 그의 지역구(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의 경선이 결정됐다. 양 전 상임위원은 ‘수박’ 혐오 발언으로 징계를 받았는데도 경선 기회를 얻었다.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은 경기 화성을에, 백범 김구의 증손자인 김용만 씨는 하남을에 전략 공천됐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과 친명 핵심인 김병기 의원은 각각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과 서울 동작갑에 단수 공천됐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현역인 김성주 의원과 전북 전주병에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윤재갑 의원과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2인 경선을 한다.

불출마를 선언한 임종성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주을에서는 이 대표 특보인 안태준 전 GH 부사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올랐다.

○이재명·임혁백 vs 홍익표 ‘시각차’

민주당 공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공천 파동을 바라보는 당내 ‘투톱’의 시각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전날 비명계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을 공천에서 배제한 전략공관위의 결정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전략공관위의 결정이 매우 부적절했다”며 “도대체 어떤 정무적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홍 의원이 “경선만 할 수 있다면 탈당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백범 묘역 등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검토해 시스템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자를 가려내고 있다”며 계파 공천 논란을 일축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일부 의원이 자기희생을 하려고 하지 않아 혁신공천에 속도가 붙지 않았고, 분열이 일어났다”며 “당의 단결과 통합을 저해하는 계파 공천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