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없어, 저리 가"…원희룡, 계양 식당서 욕먹고 첫마디가

"아이고 알겠습니다" 웃으며 인사
손님 "아무나 들이지 말라" 항의
사진=원희룡TV
"밥맛없게, 저리 가요잉~”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인천 계양구 유세 중 한 식당에서 이같은 항의를 들었다. 유세에는 원 전 장관 후원회장인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 선수와 국민의힘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소동은 원 전 장관 일행이 한 갈빗집에 인사를 하러 들어갔을 때 벌어졌다.

이날 임학동을 다니며 시민들과 인사한 원 전 장관은 "숯불갈비 냄새가 난다"며 한 갈빗집에 들어갔다. 원 전 장관은 갈빗집 사장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이천수도 그 뒤를 따랐다. 이때 해당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던 한 남성이 "아"라고 외쳤다.

이후 원 전 장관은 소리가 난 테이블 쪽으로 몸을 돌려 “안녕하십니까”라며 인사했다. 이 남성은 "아 밥맛없게. 저리 가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원 전 장관은 “아이고 알겠습니다"라며 "수고들 하십시오"라고 말하며 웃었다.해당 남성은 식당 사장을 향해 “사장님, 아무나 좀 (가게에) 들이지 마요”라고 항의했다. 이 모습을 본 원 전 장관은 재차 “알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가 22일 인천 계산역 내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 전 장관은 다른 테이블로 가서도 “안녕하세요,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악수를 청했다. 이때 한 여성이 악수를 거절하며 “저는 민주당원”이라고 하자 원 전 장관은 “민주당원이라도 악수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식당을 빠져나가며 재차 “민주당원도 서로 인사하고 대화하는 거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수고하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이천수도 “아버님, 저 여기 출신이에요”라며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밖에서 기다리던 식당 사장이 소란이 있었던 테이블에 대해 미안해하자 원 전 장관은 “저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라며 “같이 살아야죠. 다 같이 좋아야죠”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 계양을에서 원 전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15일 원 전 장관을 계양을에 단수공천했고, 민주당은 2일 이 지역 현역 의원인 이 대표의 공천을 확정했다. 원 전 장관은 2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인천 계양을에 단수 공천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거스 히딩크에, 이 대표를 위르겐 클린스만에 비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범죄혐의자냐 지역일꾼이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원 전 장관은 "대한민국 그 어느 지역도, 특정 정당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계양도 마찬가지"라며 "지난 25년간 민주당 당대표를 두 명이나 배출했지만, 계양의 발전은 더뎠고, 주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이상, 범죄혐의자를 공천해도, 허무맹랑한 공약을 내던져도, 무조건 당선시켜 주지 않을 것"이라며 “계양은 변해야 발전한다. 그리고, 분명히 변할 것이다. 원희룡은 진짜 한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