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뺑뺑이'는 그만…서울시, 저가 '덤핑관광' 칼 뺐다

대사관과 불법업체 공유해 제재
서울시가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고객을 유치한 뒤 쇼핑만 유도하는 저가 덤핑관광 상품을 근절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서울시는 3일 덤핑관광 상품의 유통을 막고 무자격 가이드 등 불법행위를 하는 업체를 문화체육관광부, 해당 국가 대사관 등과 공유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의 65.7% 수준으로 회복하자 덤핑관광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덤핑관광은 여행사가 정상 가격 이하로 관광객을 끌어모은 뒤 쇼핑센터 방문 위주로 일정을 짜고 수수료를 챙기는 저가·저품질 상품이다. 서울시가 중국 4대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서울 여행상품 3097개 중 가격이 가장 낮은 100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 85개가 덤핑관광 상품으로 의심됐다. 이 중 45개(52.9%)는 4박5일 일정에 쇼핑센터 방문이 6~8회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 절감을 위해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거나 임금 대신 쇼핑 수수료를 가이드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체부에 덤핑관광 상품의 유통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중국대사관에는 적발된 여행사를 중국 법에 따라 제재하라고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사후 조치로는 지난해 12월 말 문을 연 관광불법신고센터를 ‘관광옴부즈만 제도’로 확대 개편해 각종 불법행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접수한 사안을 처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불법행위와 상품을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당사자 간 분쟁을 중재할 계획이다. 관광업계 관계자, 변호사 등 전문가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신고된 사안을 심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