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진정되면 예약하세요"…산부인과 '초비상'
입력
수정
“전공의 파업 상황 진정되면 다시 예약 연락해주세요.”
4일 자궁경부암 검진 예약을 위해 서울시내 S대학병원에 전화를 건 A씨는 검진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자궁경부암검진과 같이 의사가 직접 검진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 전공의 파업으로 진행이 불가해졌다는게 병원 측 설명이다. 국가기본건강검진을 위해 같은 병원에 연락했던 B씨는 “전공의 파업 영향으로 건강검진까지 미뤄질 줄 몰랐다”며 “다른 병원을 찾겠지만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내비쳤다.전공의들의 미복귀로 자궁경부암 검진과 같은 일부 ‘국가건강검진’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국가건강검진은 2년마다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건강검진이다. 일반 검진은 현재 이상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검사가 포함된 일부 암 검진이 문제다. S병원 관계자는 "현재 자궁경부암 등 암 검진 예약자들에게 전화 돌려 예정된 검진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위한 세포 채취와 수면 내시경 시 프로포폴 투여 등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간호사는 해당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난달 27일 정부가 시행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계획안'에도 해당 의료행위들은 허용이 제외됐다. 숙련도에 따라 의사들의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임상지원(PA) 간호사들도 해당 업무를 맡을 수 없다는 의미다.
자궁경부암을 진단하는 산부인과는 저출산 여파에 따라 전공의 지원이 하락한 비인기과다. 이때문에 전공의 이탈 사태의 여파가 유독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 18곳에는 산부인과 지원자가 한명도 없었다.산부인과에선 자궁경부암 검진 뿐만 아니라 과 전체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출산 후에는 짧은 시간에 여러 처치를 해야 하므로 인원이 집중 적으로 필요한데, 적은 인력으로 병동을 유지하는 건 교수가 힘들고 말고를 떠나 환자에게도 위험한 일”이라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4일 자궁경부암 검진 예약을 위해 서울시내 S대학병원에 전화를 건 A씨는 검진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자궁경부암검진과 같이 의사가 직접 검진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 전공의 파업으로 진행이 불가해졌다는게 병원 측 설명이다. 국가기본건강검진을 위해 같은 병원에 연락했던 B씨는 “전공의 파업 영향으로 건강검진까지 미뤄질 줄 몰랐다”며 “다른 병원을 찾겠지만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내비쳤다.전공의들의 미복귀로 자궁경부암 검진과 같은 일부 ‘국가건강검진’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국가건강검진은 2년마다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건강검진이다. 일반 검진은 현재 이상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검사가 포함된 일부 암 검진이 문제다. S병원 관계자는 "현재 자궁경부암 등 암 검진 예약자들에게 전화 돌려 예정된 검진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위한 세포 채취와 수면 내시경 시 프로포폴 투여 등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간호사는 해당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난달 27일 정부가 시행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계획안'에도 해당 의료행위들은 허용이 제외됐다. 숙련도에 따라 의사들의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임상지원(PA) 간호사들도 해당 업무를 맡을 수 없다는 의미다.
자궁경부암을 진단하는 산부인과는 저출산 여파에 따라 전공의 지원이 하락한 비인기과다. 이때문에 전공의 이탈 사태의 여파가 유독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 18곳에는 산부인과 지원자가 한명도 없었다.산부인과에선 자궁경부암 검진 뿐만 아니라 과 전체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출산 후에는 짧은 시간에 여러 처치를 해야 하므로 인원이 집중 적으로 필요한데, 적은 인력으로 병동을 유지하는 건 교수가 힘들고 말고를 떠나 환자에게도 위험한 일”이라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