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중산층 5억명 넘어"…내수 촉진 목적 '부풀리기'?

부동산 위기·디플레 우려 속 '소비 진작' 中 공산당 의지 평가 해석도

중국 중산층이 5억명을 넘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중국 관영 경제일보에 '자오차이원'이라는 필명을 가진 이가 '중국은 어떻게 장기 성장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산층 구매력이 도시화·기술혁신과 함께 중국 미래를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글쓴 이는 이어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월트 로스토우의 성장 단계 이론을 거론하면서 "중국은 대량 소비 단계에 있으며 엄청난 발전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사 필명을 클릭하면 공산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와 연결되는 점에 비춰볼 때 중국 공산당의 의지가 담긴 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중앙재정경제위는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휘 감독하는 기관이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중산층 규모를 실제보다 확대해 언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위기와 지방정부 부채,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내수 증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공산당도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중산층 규모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CMP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2019년 기준으로 중국 중산층을 4억명으로 추정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중국 경제 성장이 신통치 않았는데도 불과 4년 만에 중산층이 1억명 증가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중산층이 5억명이라는 출처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통상 중국에선 중산층을 연 소득 10만위안(약 1천850만원)에서 50만위안(약 9천240만원) 사이 3인 가구로 규정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 2.5% 하락했다.

CPI는 4개월 연속해 내려앉았고, PPI는 16개월 연이어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 위기와 수출 감소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4억 인구 내수 증진을 경제 성장의 견인차로 기대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