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석달째 늘었지만 제조업 감소…반도체 8.6%↓(종합2보)

건설수주 13년여만에 최대폭 급감…건설투자 12%↑·소비 0.8%↑
경기지표 변동성…정부 "수출 회복·내수 부진 지속 판단"
산업생산이 새해 첫 달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비와 건설 등 내수 지표도 개선된 모습이었다.

다만 산업생산의 핵심 축인 제조업 생산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 생산, 24개월만에 석달 연속 플러스…반도체는 감소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늘었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 0.3% 증가로 반등한 이후 12월(0.4%)과 올해 1월(0.4%)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이 석 달 이상 연속 증가한 것은 2021년 6월∼2022년 1월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이다. 부문별로 보면 건설업 생산이 12.4% 늘어 작년 9월(0.4%) 이후 넉 달 만에 반등했다.

아파트·공장 건축 호조로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4.9%), 부동산(2.6%) 등에서 늘며 0.1%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1.4%)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1.3%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8.6% 줄었다.

작년 10월(-10.5%) 이후 석 달 만에 감소했다.

작년 11월(9.8%)과 12월(3.6%)에 큰 폭으로 늘어난 기저효과와 함께 계절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되면서 분기 초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통신·방송장비 생산은 '갤럭시 S24' 출시 등에 힘입어 46.8% 급증했다.
◇ 소비·건설투자, 내수 개선 조짐…정부 "일시적 요인"
재화 소비의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0.8% 늘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가중치 개편 등으로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0.8% 감소에서 0.6% 증가로 바뀌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1.4%)와 승용차 등 내구재(-1.0%)에서 판매가 줄었다.

반면 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2.3% 늘었다.

건설기성(불변)도 12.4% 늘었다.

정부는 소비와 건설지표 개선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일시적 요인이 깔렸다고 봤다.

소비는 갤럭시 S24 출시와 연초 여행수요 등이, 건설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와 개포동 대단지 아파트 공사 등이 반영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이 수출 중심으로 진행되고 내수 회복은 미약하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기재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흐름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고 일시적 요인이 강했다고 판단한다"며 "전체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 설비투자 부진…건설수주 13년3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
실제 투자와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설비투자는 5.6% 감소했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12.4%),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4%)에서 투자가 줄었다.

법인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도입되고, 보잉사 '동체 구멍 사고' 등으로 항공기 도입이 지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설수주(경상)는 53.6% 줄어 2010년 10월(-58.9%) 이후 13년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 등 건축(-47.7%)과 기계설치 등 토목(-60.0%)에서 모두 줄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해 석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과 같았다. 김귀범 과장은 "(건설투자 반등에도) 건설이 좋다고 말씀드리지 못하는 상황으로 수주가 부족했던 부분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1월 일시적 요인 등의 영향을 감안할 때는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