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한국인 역대급으로 빠졌다

지난 1월 유튜브 앱 사용 시간 5년 간 90% 증가
같은 기간 월간 사용 시간도 116% 늘어나
검색 서비스 이용률 79.9%로 2위, 구글 제쳐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1인당 월평균 유튜브 사용 시간이 역대 최대 기록인 40시간을 돌파했다. 유튜브는 최근 카카오톡을 제치고 3개월 연속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위에 오른 데 이어 검색 플랫폼 1위 자리도 넘보고 있다.

4일 앱·리테일 분석기관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앱)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40시간에 달했다. 이는 지난 5년새 90% 증가한 수치다. 유튜브 앱 월간 사용 시간도 1119억분으로 같은 기간 116% 증가했다.사용자 중 대다수는 유튜브를 영상 감상뿐 아니라 검색 플랫폼으로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2024 검색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평소 궁금한 것을 검색하기 위해 이용하는 서비스 중 유튜브는 79.9%로 네이버(8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구글(65.8%)이 3위, 인스타그램(38.6%)은 4위에 랭크됐다. 나무위키·위키백과(34.0%), 카카오톡(#검색·33.9%), 다음(29.1%), 챗GPT(17.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직장인 구지현 씨(27)는 "최근 중이염 진단을 받고 귀 안에 넣는 약물을 처방받았는데 약 설명서에 나와 있는 글과 사진을 봐도 명확히 알 수 없어서 바로 유튜브에 검색했다"며 "투약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것은 유튜브가 검색 엔진 기반의 구글까지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는 점. 1위 네이버와의 격차도 한 자릿수다. 미디어 발전으로 문자보다 영상이 익숙해지자 정보 검색에서도 영상 플랫폼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1인당 평균 사용시간 추이, 월간 사용시간 추이/사진 출처=와이즈앱·리테일·굿즈
치솟는 인기에 힘입어 유튜브의 MAU는 카카오톡을 제치고 3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톡은 2020년 처음 MAU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계속 1위를 달리다가 지난해 연말 유튜브에 자리를 내준 뒤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MAU는 4550만94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톡은 4519만3469명으로 2위다. 지난해 12월 유튜브의 MAU는 처음 카카오톡을 넘어섰다. 약 10만명이던 유튜브와 카톡의 격차는 한 달 후인 올해 1월 20만명대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0만명을 돌파했다.

월간 총사용 시간을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지난달 국내에서 모바일로 유튜브를 본 총사용 시간은 약 19억5000만 시간으로 2위 카톡(5억5000만시간)과 3위 네이버(3억7000만시간)보다 각각 3.5배, 5.2배가량 높았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유튜브의 인기는 전 연령층을 파고든 숏폼(짧은 영상)이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숏폼은 1분 이하로 제작된 짧고 간결한 형태 영상을 뜻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꾸준히 오르던 1인당 유튜브 사용 시간은 2021년 31시간에서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그해 7월 유튜브의 숏폼 플랫폼 '유튜브 쇼츠' 출시 이후 이듬해 1월에는 36시간으로 대폭 늘었다. 월간 사용 시간도 같은 기간 801억분에서 968억분으로 크게 뛰었다.

숏폼은 젊은 세대 뿐 아니라 전 연령 대상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발표한 '숏폼 콘텐츠 이용 현황과 인식 그리고 규제 필요성' 조사를 보면 응답자 1000명 중 83%가 숏폼 콘텐츠를 알고 있으며 75%는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8~29세는 93%가, 60세 이상에서도 59%가 숏폼을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유튜브 쇼츠를 즐겨본다는 주부 한모 씨(62)는 "주로 트로트 영상 위주로 보는데 핵심만 짧게 압축해놓기도 했고 긴 영상보다 손으로 더 쉽게 조작할 수 있어 편하다"며 "원래 보려던 영상과 상관없는 재밌는 동영상들이 계속 이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