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 6억 됐다"…엔비디아·SK하이닉스 제친 '이 종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른바 '엔비디아 효과'로 국내 반도체 관련주가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가치사슬 말단에 위치한 한미반도체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슈퍼 을'로 불리는 한미반도체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한미반도체는 12.03% 오른 9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종전 52주 최고가인 9만1300원을 넘어섰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4%)를 필두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가 일제히 급등한 영향이다. 한미반도체는 엔비디아-SK하이닉스-한미반도체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 속해있다. 최근 1년 간 한미반도체 주가는 504.76% 급등했다. 이 기간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49.32%, 87.18% 상승했다. 가치 사슬 말단에 위치한 한미반도체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을 앞지른 셈이다.

한미반도체는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품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한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때 층간 접합을 담당하는 작업이 TC본딩으로, 한미반도체를 이를 수행하는 장비를 만든다. SK하이닉스는 TC본더 등을 활용한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앞서가고 있지만 HBM 시장에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가세했다. 마이크론은 5세대 HBM3E를 세계 최초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의 8단 HBM3E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12단 HBM3E 개발에 성공했다.전세계 반도체 업체가 HBM 투자를 확대하고 나선 것은 SK하이닉스에는 악재다. 다만 한미반도체를 비롯한 HBM 장비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BM은 기회 비용이 높은 고부가 제품"이라며 "수율 향상을 위해 확실한 레퍼런스를 가진 장비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반도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최대 반도체 수입국인 중국 시장도 한미반도체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창신메모리(CXMT)가 HBM 개발에 나서는 등 중국이 자급자족을 원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HBM 생산 설비는 미국의 수출 통제 범위를 벗어나 있는 만큼 중국 시장이 국내 업체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급등한 주가는 부담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7곳이 집계한 한미반도체 적정 주가는 7만6286원이다. 현재 주가보다 목표가가 20% 가량 낮다. KB증권은 한미반도체 외에도 주가 모멘텀이 있는 HBM 장비 업체로 테크윙, 오로스테크놀로지, 인텍플러스, 제우스, 이오테크닉스, 디아이, 넥스틴 등을 꼽았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