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밤, 경주의 낭만에 취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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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겨울바람도 경주의 야경 앞에서는 잠시 관대해지는지 경주의 밤은 황홀할 만큼 눈부시다. 형산강을 따라 신라 천년의 빛이 일렁이고 발 닿는 도심 곳곳 신라인의 숨결이 가득하다. 지금, 천년고도 경주의 밤에 취할 시간.
一景 : 월정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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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가 금기된 사랑의 다리를 건너갔듯, 그의 발걸음을 따라 월정교에 올라본다. 끝도 없이 늘어선 붉은 기둥과 옥색빛의 천장, 오색단청이 화려함의 극치를 장식하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 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니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고 배기랴.
경북 경주시 교동 274
二景 : 보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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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 관광단지 내부는 보문콜로세움, 꽃 첨성대 등 한 번쯤 인증샷을 남길 만한 포토스폿이 가득하다. 보문호 둘레길은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갖춰져 있어 하이킹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봄이면 벚꽃이, 여름엔 푸른 녹음이, 가을엔 단풍이, 겨울엔 별빛 야경이 관광객을 불러모은다.야경 명소는 경주월드와 경주타워, 다양한 호텔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감로 일대. 무지갯빛으로 변하는 관람차를 눈에 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북 경주시 보문로 424-33
三景 : 동궁과 월지
고려와 조선에 이르러 궁터가 폐허가 되자 ‘화려하던 궁궐은 없고 기러기와 오리만 날아든다’는 시구가 떠돌았고, 기러기 ‘안’ 자와 오리 ‘압’ 자를 써 ‘안압지’라 불렀다. 이후 1980년대 ‘월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토기가 발굴되면서 ‘왕실에서 연회를 베풀던 연못에 달이 빠졌다’하여 ‘동궁과 월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경주 야경 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로, 저녁 어스름이 깔릴 무렵부터 밤하늘이 까맣게 물들 때까지 은근하게 변하는 월지의 모습이 황홀함을 선사한다.
경북 경주시 원화로 102
四景 : 신라대종
밤이면 종을 은은하게 비추는 조명 사이로 섬세하고 우아한 문양이 드러난다. 신라대종은 타종 체험도 제공한다. 신라 전통의상을 착용하고 정각에 맞춰 종을 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경북 경주시 태종로 767
五景 : 금장대
지난 2012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새롭게 단장한 덕에 잘 정비된 산길을 따라 약 10분이면 금장대에 오를 수 있다. 야간 경관조명이 설치된 누각에 마음을 모두 빼앗기기에는 이르다. 신발을 벗고 정자에 오르면 형산강과 경주 시가지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기러기라도 된 양, 풍경에 취해 휴식을 취해본다.
경북 경주시 석장동 산 38-8
六景 : 경주읍성
경주읍성의 야경은 대자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성과 마루 곳곳에 설치된 LED 조명등 480개가 경주를 굳건히 지켜온 읍성에 위용을 더하는 듯하다. 읍성 주변 ‘신상’ 카페와 맛집도 눈여겨볼 것.
경북 경주시 동부동
七景 : 월성해자
어둠이 내려앉으면 월성을 둘러싼 해자(垓字)가 빛날 차례다. 고요한 물 위로 하늘을 수놓는 붉은 노을이 그대로 투영되고, 해자는 익숙한 일이라는 듯 은은한 달빛까지 온전히 받아낸다. 해자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느린 걸음으로 10분. 월성의 아름다움을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경북 경주시 인왕동
八景 : 첨성대
경북 경주시 인왕동 839-1